어린 모까지 갉아먹는 ‘천덕꾸러기’ 왕우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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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우렁이는 잡초를 제거하는 친환경농법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요.
그런데 이젠 어린 모를 갉아먹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했습니다.
농가 피해가 극심한데요.
얼마나 피해가 심한 건지, 김대욱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벼가 한창 자라야 할 논이 흙바닥만 남았습니다.
수로 근처엔 성인 엄지손가락만 한 왕우렁이가 가득합니다.
왕우렁이가 낳은 알들도 모에 매달려 있습니다.
잡초만 갉아먹던 왕우렁이가 어린 모까지 먹어치우는 탓에 농민들은 초비상입니다,
[김경수 / 전남 해남군]
"(논에) 물을 대는 과정에서 좀 깊은 곳은 우렁이들이 일단 (모를) 다 먹어요. 다섯 번 정도 모내기를 다시 했거든요."
1990년대 잡초 제거를 위해 벼농사에 투입했던 왕우렁이.
기후변화 여파로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애물단지가 됐습니다.
전남 9개 시군에서 축구장 7천 개 면적인 5천 ha 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됩니다.
[전남도 관계자]
"땅이 말라야 하는데 우렁이가 이렇게 말라가고 죽어야 하는데 이제 더 월동을 한(살아남은) 것이죠."
기후 변화에 따른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광호 / 국제노지스마트팜연구소장]
"이동 경로를 차단하는 거죠. 그러면 생태계 교란도 방지하고 그 이동 경로 다른 논에 유입되는 것도 방지하고"
올해 농가에 우렁이를 보급하는데 40억 원을 쓴 전남도는 최근 9억 원 예산을 들여 우렁이 방제에 나섰습니다.
한쪽에선 공급, 다른 편에선 퇴치에 예산을 이중으로 쓰는 상황이 벌어진 셈입니다.
채널A 뉴스 김대욱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현
영상편집 : 석동은
김대욱 기자 aliv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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