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이다" VS "확인 차원"…'세관마약 수사' 놓고 엇갈린 증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증인 백모 경정
조모 경무관 전화 두고 "당연히 외압이라 생각"
경무관 "단순한 확인 차원…지휘권이 없는 관계"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에 세관 공무원들이 연루됐다는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는 주장을 놓고 핵심 인물들이 사이 증언이 엇갈렸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서울영등포경찰서 전 형사과장 백모 경정은 세관 수사를 하던 경찰 수사팀이 부당한 외압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또 당시 상관인 영등포서장으로부터 "용산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대통령실이 개입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내놨다.

백 경정은 지난해 10월 서울경찰청 소속 조모 경무관이 연락한 것과 관련 "조 경무관의 전화를 외압으로 느꼈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외압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 경무관은 "단순한 (사실) 확인 차원이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당시 형사과장도 서울청과 협의를 완료했다. 세관 관련은 언급하지 않겠다. 다만, 기자가 브리핑 과정에서 물어보면 언급할 수밖에 없다고 상세히 저한테 설명해 줬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감 대비 차원에서 인천공항세관장이 요청한 것이 전부"라며 "이것과 관련해서 다른 곳에 전화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했다. 이어 "그 일이 있은 후 형사과장이 다짜고짜 저한테 '지난번에 전화한 것이 대통령실에서 시킨 것 아니냐'라고 해 너무도 당황스러웠다. 오해를 불식시키지 않으면 부작용이 굉장히 크겠다고 인식해 충분히 그 과정을 설명했다"고 답했다.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조 경무관은 "외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의에 "일선서 형사과장과 서울청 생안부장은 인사권이나 업무 지휘권이 없는 관계"라고 답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이번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은 지난해 10월 서울경찰청 소속 조모 경무관이 백 경정에게 전화해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을 CBS노컷뉴스가 보도하면서 처음 드러났다. 당시 조 경무관은 백 경정에게 "(관세청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어 기관에 부담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세관에서 어떻게 되는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며 "그래서 제가 '경찰이 스스로 침 뱉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무리하게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관련기사: [단독]"스스로 침 뱉는 것"…'세관 마약' 수사팀에 전화한 고위 경찰)

조 경무관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핵심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8월 9일 한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승진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로 언급된 인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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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민정 기자 fores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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