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고에서 찾아낸 유물이야기] <110> 동삼동패총 출토 사람모양토우

임수진 부산박물관 전시운영팀 2024. 7. 29.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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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온 신석기시대 사람들은 생활 자체가 종교적이고 의례적인 측면이 강했다.

이러한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신앙과 관련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로 토우가 있다.

하지만 사람모양토우는 시기적으로 덧무늬토기 중심의 신석기시대 초기 단계보다 늦은 약 기원전 3500년 정도의 중기 단계 문화층에서 발견되어 출토 시기에서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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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기 몸체에 토우 붙여서 만든 독특한 신석기 양식

자연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살아온 신석기시대 사람들은 생활 자체가 종교적이고 의례적인 측면이 강했다. 이에 일부 자연물과 동식물을 신격화했는데 특정 동식물을 숭배하는 토테미즘, 산과 바다 등 우주 만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 샤머니즘 신앙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신앙과 관련한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로 토우가 있다. 토우는 흙으로 만든 인형을 의미하는데 사람의 형상뿐만 아니라 동물이나 사물의 모습을 본떠 만든 것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석기시대부터 만들어지며 주로 해안지역의 유적을 중심으로 출토되나 그 수량은 매우 적다. 토우는 형상물의 대상에 따라 크게 인물상과 동물상으로 구분된다. 인물상은 성별에 따라 다시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며, 여성상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신암리유적 출토품이다. 욕지도와 동삼동패총, 오산리유적에서 출토된 멧돼지와 곰토우들은 동물형토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토우는 수렵 및 어로 등 생업활동의 안전과 생산의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제작된 주술적이고 의례적인 기물로 추정된다.

동삼동패총전시관에는 동물모양토우와 더불어 사람모양토우(사진)가 전시되어 있다. 특히 사람모양토우는 다른 토우들과 표현 방식이 굉장히 다르다. 사람모양토우는 잔존 크기 5.7㎝의 토기편으로 일부만 남아있는데, 토기 몸체에 사람모양의 토우를 부착한 것으로 정확하게는 토우장식토기이다. 토우의 머리에는 위에서 아래로 구멍을 뚫었으며 굽힌 팔과 손가락이 3개 표현되어 있다. 잔존 상태로 보아 양팔을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되며, 전체적으로 간략하게 묘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선각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토우를 만드는 것이 표현 방식의 전부인 신석기시대에 토기에 토우를 붙여서 장식한 예는 아주 독특한 사례이다.

이와 유사한 예는 없을까. 2010년에 발굴된 경북 울진 죽변리유적은 덧무늬토기가 중심이 되는 기원전 약 6000~4500년 전의 신석기시대 이른 시기 유적이다. 이때 토기에 손잡이를 붙이고 여기에 사람 얼굴을 표현한 유물이 2점 출토되어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손잡이는 기능적 의미가 크고, 장식이라 하더라도 사람 얼굴을 의도하여 손잡이를 만든 것은 아닐 것이므로 토우의 성격과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동삼동패총 출토품과는 결이 다르다.

제작 방식면에서는 점토띠를 이용하여 토기 기면에 다양한 문양을 표현 및 장식하는 덧무늬토기와 흡사하다. 하지만 사람모양토우는 시기적으로 덧무늬토기 중심의 신석기시대 초기 단계보다 늦은 약 기원전 3500년 정도의 중기 단계 문화층에서 발견되어 출토 시기에서 차이가 크다.

한편 이런 토우장식토기는 신라의 부장용토기에서 가장 잘 볼 수 있다. 각종 자세의 인물형토우와 동식물토우를 다양하게 부착하여 장식하는 방식과 비슷하여 더욱 재미있다. 현재 남아있는 유물의 크기가 작아서 매우 아쉽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풍부한 상상과 감상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전시관에서 유물을 마주하고 자신만의 유물 스토리를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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