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수사 외압' 고발 경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있다고 해"(종합2보)

김남희 기자 2024. 7. 2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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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경찰이 지난해 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외압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영등포경찰서가 세관 공무원이 필로폰 밀반입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던 시점이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좌천성 인사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 사건은 서울경찰청 집중수사사건이라 주요 내용은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여러 차례 공보 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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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호 경찰청장 후보 인사청문회 출석
野, 대통령실 수사 무마 개입 의혹 제기
'외압 의혹' 경무관 "전혀 사실 아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07.2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박수림 인턴기자, 조성우 인턴기자 =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경찰이 지난해 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외압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대통령실의 수사 개입 가능성에 공세를 집중했다.

백해룡 전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현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은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9월 영등포서장이 전화해 언론 브리핑을 연기하라고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그 얘기를 듣고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었다. 괘씸하게 보고 있다는 그런 (것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해당 서장은 현재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실로 파견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 전 형사과장은 대통령실 파견을 간 데 대해 "연관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외압 당사자로 지목된 조병노 전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현 수원 남부경찰서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백 전 형사과장에게 전화를 한 건 사실이지만 관세청의 청탁을 받고 수사를 무마하려 한 것은 아니란 것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자료 제출 요구 발언을 들으며 잠시 입술을 깨물고 있다. 2024.07.29. xconfind@newsis.com

조 경무관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지난해 10월 백 전 형사과장에게 전화해 '보도자료에서 관세청 관련 내용을 삭제하라'고 압박한 의혹을 받는다. 영등포경찰서가 세관 공무원이 필로폰 밀반입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던 시점이었다.

경찰청은 조 경무관을 감찰해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했지만 '불문' 처분에 그쳤다. 백 전 형사과장은 서울 강서경찰서 소속 지구대로 발령 조치되고 조 후보자로부터 경고를 받아 좌천성 인사 논란이 일었다.

백 전 형사과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조 경무관과는 네 차례 통화했다. 이후에는 제 태도가 워낙 확고했기 때문에 직접 전화하지 않고 인맥을 동원해 (수사 무마를) 청탁했는데 제가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도를 가지고 보복성 인사조치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좌천성 인사에 명분을 삼기 위해 감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좌천성 인사로 볼 수 있다"면서도 "그 사건은 서울경찰청 집중수사사건이라 주요 내용은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여러 차례 공보 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복성 인사조치는 전혀 아니다. 압력을 받은 게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수사 외압 의혹과는 별개의 인사조치였단 취지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백해룡 영등포서 형사2과이 지난해 10월10일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열린 필로폰 밀반입 및 유통 말레이시아 조직 검거 관련 브리핑에서 마약 수거 시연을 하고 있다. 2023.10.10. bluesoda@newsis.com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경무관과 영등포서장, 서울청 형사과장이 연이어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며 "이들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용산 대통령실뿐"이라고 주장했다.

백 전 형사과장도 "공수처 고발장에 그 내용을 상세하게 기재했다. 관세청, 경찰, 이후 검찰 얘기도 있지만 세 기관을 움직일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밖에 없다"며 대통령실 개입설에 힘을 실었다.

조 경무관에 대한 승진 청탁 관련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속한 '멋쟁해병' 단체카톡방에서 조 경무관의 부속실장인 최모 경위가 조 경무관의 승진을 로비했다는 의혹이다.

이에 대해 조 경무관은 "이 전 대표를 만난 적 없고, 간접적으로도 승진 로비를 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실제로 조 경무관이 승진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이 더 필요한 사안"이라면서도 "고위공직자가 이런 일에 언급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수사 여부에 관해선 "조 경무관이 자기 징계를 무마하기 위해 이 전 대표에게 청탁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 없다"며 "수사 단서가 있으면 수사를 하는 건데, 단서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에 착수하겠다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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