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 ‘방송 4법’ 필리버스터 내일 종료…윤, 거부권 행사할 듯

2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학영 국회부의장이 본회의 사회를 교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5일 시작한 국회의 ‘방송 4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30일 오전 종료된다. 4개 법안은 5박6일 동안 각각 ‘필리버스터 뒤 표결’을 거쳐 국회를 통과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여야에서는 ‘결과가 뻔한, 무의미한 소모전’이라는 탄식이 나온다.

방송 4법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조건을 변경하는 내용이다. 국회는 29일 오전 8시께 이들 중 세번째로 상정된 방송문화진흥회법(MBC 관련)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야당 의원들의 표결로 강제 종결시키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재석의원 187명 전원 찬성으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어 네번째로 상정된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 관련)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24시간 뒤 토론을 종결시키고 법안을 처리할 예정이어서, 방송 4법 필리버스터는 지난 25일 오후 5시 반께 방통위법을 시작으로 방송법(KBS 관련) 등을 거쳐 111시간 만인 30일 오전 8시 반께 종료된다.

29일 오후 9시 기준으로, 방송 4법 필리버스터에서 최장 시간 발언자는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8시33분부터 한국교육방송공사법 반대 토론자로 나서 12시간30분을 넘겼다. 민주당에서는 박선원 의원이 지난 27일 오후 2시32분부터 28일 0시36분까지 총 10시간4분 동안 방송법 찬성 토론을 했다.

방송 4법은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해 국회에서 폐기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재표결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방송 4법에 대해 “독이 든 사과를 계속 내밀면서 왜 안 먹니 하면, 당연히 국민을 위해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결국 법안이 통과될 텐데, 필리버스터는 (거부권 명분 쌓기를 위한) 면피용일 뿐”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