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거품, 外人 `삼성전자 사랑` 꺾을쏘냐
'HBM 깜짝 실적' 기대에 낙관적
투자자, 엔비디아 납품 여부 주목
최근 미국 주요 기술주에 대한 거품 우려로 국내 반도체 종목 주가가 출렁였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사랑'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31일 열리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로드맵이 추가로 확인될 경우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2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91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같은 기간 3조4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매도 우위를 보인 개인 투자자와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눈에 띄는 것은 삼성 쏠림 현상이다. 이 기간 순매수 상위 1~4위 종목을 모두 삼성그룹주가 휩쓸었다.
삼성전자는 2조6546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삼성전자 우선주도 4034억원 순매수했다. 뒤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3628억원), 삼성중공업(3331억원)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기(2254억원)까지 5개 종목의 순매수 금액을 합산하면 4조원에 달한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43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지난 26일 1435억원 이상 순매도 한 뒤 하루 만에 순매수 전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분기 매출액 72조원, 영업이익 10조4000억원의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23.3%, 1452.2% 증가한 수준이다.
이같은 '깜짝 실적'에 HBM 생산 기대감까지 남아있는 만큼, 하반기 주가 전망이 더 낙관적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8만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일 종가 8만7800원(장중 52주 신고가, 8만8000원)으로 연고점을 기록한 뒤 미국발(發) 반도체 이슈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 납품 여부에 쏠린다. HBM은 가파르게 성장 중인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으로 '차세대 메모리'로 꼽힌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랠리에 올라타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HBM 납품이 관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에 4세대 고대역폭 HBM인 HBM3를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품질 검증)를 처음으로 통과하고 5세대인 HBM3E는 아직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제품의 양산 일정을 비롯해 삼성전자의 차세대 HBM 로드맵이 추가로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4월 열린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HBM3E로의 급격한 전환을 통해 고용량 HBM 시장 선점에 주력하겠다"며 "내년에는 HBM 공급 물량을 올해 대비 최소 2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흐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공급자 우위 환경 지속에 따라 하반기에도 가격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내년 메모리 업계 생산 증가율이 디램 기준 한 자릿수 %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점도 공급자의 가격 협상력을 높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중심의 서버 시장을 제외한 PC, 스마트폰 등 셋(Set) 수요 강도는 여전히 평이한 수준이지만 제한된 공급으로 인해 공급자 우위 환경 지속이 지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2만원으로 제시한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도 AI 추론 시장을 전방으로 하는 '128GB 서버 DIMM'과 '9세대 QLC 기반의 eSSD' 판매 확대가 본격화되며,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크게 이뤄질 것"이라며 "엔비디아향 HBM3E의 양산 판매가 가시화되며, DRAM 부문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고 평가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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