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저격수' 반효진, 중2때 총 잡아 고2때 金! 전설의 탄생 예고 → 여갑순 이후 32년 만에 여고생 금빛 슈팅

한동훈 2024. 7. 29. 18: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반효진(17·대구체고)이 여갑순 이후 32년 만에 사격 '여고생 금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올림픽 예선 결선 신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전설의 시작을 알렸다.

반효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 결선에서 251.8점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중국의 황위팅과 불꽃 튀는 접전 끝에 0.1점 차이로 극적인 승리를 맛봤다. 황위팅이 은메달, 스위스의 오드리 고그니아트가 동메달을 가져갔다. 반효진은 만 16세 10개월 18일로 메달을 따면서 한국 사격 역대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종전 강초현(만 17세 11개월 4일)의 기록을 약 1년 단축했다.

결선은 총 24발을 쏜다. 시리즈1에서 다섯 발, 시리즈2에서 다섯발을 사격해 스테이지1을 마친다. 스테이지2에 돌입하면 두 발을 쏠 때마다 최하위가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이다. 황위팅이 10.9점 10.8점을 연발하며 1위로 치고 나갔다. 반효진은 2위로 두 번째 스테이지에 돌입했다. 예선을 2위로 올라온 노르웨이의 자네트 헤그 뒤스타드가 가장 먼저 8위로 아웃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반효진은 13번째 사격에서 10.9 만점을 쏘며 추격을 시작했다. 반효진과 황위팅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반효진은 16번째 사격에서 승부를 뒤집었다. 또 한번 10.9점을 명중했다. 황위팅이 10.3점에 그치면서 반효진이 0.1점 차이로 리드했다. 17번째 사격에서 반효진이 10.6점, 황위팅이 10.5점을 쏴서 근소하게 1등을 사수했다. 19번째 사격에서 동점이 됐지만 20번째 사격에서 1위로 올라서며 동메달을 확보했다. 반효진은 21번째 사격에서 10.7을 기록하며 황위팅을 0.3점 차이로 따돌렸다. 황위팅이 22번째 사격에서 9.6점으로 미끄러지면서 반효진이 금메달에 성큼 다가섰다. 반효진은 24번째 최후의 사격을 남기고 0.9점 앞섰다. 10.1점만 쏘면 금메달이었다. 하지만 반효진은 9.6점으로 흔들리며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가 나지 않아 슛오프에 돌입했다. 반효진이 10.4점, 황위팅이 10.3을 쏘면서 명승부가 완성됐다.

반효진은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최연소 선수다. 반효진은 24년 만에 '여고생 스나이퍼' 계보를 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에서 여갑순(현 대표팀 감독)이 서울체고 3학년 신분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당시 유성여고 3학년 강초현이 여자 공기소총 은메달을 획득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선 경기체고 3학년 안수경이 아쉽게 메달을 가져가지는 못했다. 반효진은 여고생으로서 20년 만에 올림픽 출전, 24년 만에 메달 획득 위업을 달성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사격 입문 3년 만에 이룩한 쾌거다. 반효진은 중학교 3학년 때 사격 선수였던 친구가 권유해 총을 잡았다. 2021년 전국소년체전 단체전 2위에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에도 대회 신기록을 세워 돌풍을 일으켰다. 이듬해 전국중고사격대회에서는 개인전에서도 3위에 올랐다. 2023년에는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단체전 2위를 차지하며 국제대회 시상대에 처음으로 섰다.

올해 3월 실시한 파리올림픽 대표선발전에서 대이변을 연출했다. 반효진은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전체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25년 국가대표 선발을 목표로 경험을 쌓기 위해 출전한 대회에서 잠재력을 터뜨린 것이다. 5월 아제르바이잔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42위로 추락하며 부침도 겪었다. 그러나 6월 올림픽 전초전으로 불린 뮌헨 월드컵에서 2위로 올라서는 오뚝이 같은 저력을 뽐냈다. 올림픽 직전 대회에서 성인무대 개인전 첫 메달을 획득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막연했던 꿈은 예선을 거치며 손에 닿을 정도로 다가왔다. 반효진은 27일 공기소총 혼성에서 예선 탈락 아쉬움을 삼켰다. 절치부심한 반효진은 개인전에서 각성했다. 28일 44명이 참가한 예선에서 전체 1위로 결선 티켓을 확보했다. 올림픽 신기록을 세웠다. 654점 만점에 634.5점을 쐈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나온 종전 기록 632.9점을 훌쩍 넘었다. 반효진은 1998년 서울올림픽 안병균(남자 공기소총) 2016년 리우올림픽 진종오(남자 권총)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세 번째로 올림픽 사격 신기록을 새로 썼다. 반효진은 결선 신기록도 새로 쓰면서 우리나라 하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