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대 경험 없지만…슛오프서 10·9·10 쏜 태극신궁

유정환 기자 2024. 7. 2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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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이 막 났어요.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이 나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인 임시현(21·한국체대)만 국제대회 경험이 있을 뿐 전훈영과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의 국제 무대 경험은 전무하다시피 해 대표팀이 10연패를 이룰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전훈영은 "단체전 10연패를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이제 그 목표를 이뤄서 개인전에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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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

- 올해 월드컵서 중국에 잇단 패배
- 대표팀 목표 달성에 우려 목소리
- 전훈영 맏언니로서 부담감 가중
- 에이스 임시현·막내 남수현 제몫
- 이젠 개인전 금메달 놓고 경쟁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눈물이 막 났어요. 그동안 힘들었던 게 생각이 나서….”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한 한국 여자양궁 대표팀의 전훈영(왼쪽부터) 임시현 남수현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 양궁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양궁 여자단체전 시상식에서 손가락과 금메달로 숫자 10을 만들며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훈영(30·인천시청)은 여자 양궁 대표팀이 올림픽 여자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마음고생이 심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인 임시현(21·한국체대)만 국제대회 경험이 있을 뿐 전훈영과 막내 남수현(19·순천시청)의 국제 무대 경험은 전무하다시피 해 대표팀이 10연패를 이룰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월드컵 1, 2차 대회에서 거푸 중국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면서 우려는 현실화하는 듯했다. 전훈영은 맏언니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더 마음이 무거웠을 터였다. 전훈영은 “10연패라는 게 너무 부담이 됐고 10연패를 이루는 데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더 준비하고 훈련했다.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8강(대만)에서 전훈영이 잇따라 8점을 쏘면서 탈락 우려를 야기하기도 했다. 에이스 임시현과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실업 1년 차를 맞은 만 19세 신예인 남수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활을 쐈지만 점수가 들쑥날쑥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준결승(네덜란드)에서 전훈영이 10점을 한 번씩 쏘더니 중국과의 결승전에서는 10점을 잇따라 쏘며 제몫을 다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전훈영은 “자신감은 8강전부터 있었는데 이상하게 조준기가 안 맞았다”며 “(준결승부터는) 조준기를 맞췄으니 하던 대로 하자는 마음으로 쐈다”고 말했다. 이어 “공정한 과정을 거쳐서 내가 선발돼 버렸는데 어떡하나. 그냥 내가 해야지 하는 마음가짐으로 훈련 과정을 버텼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에 이어 올림픽까지 제패한 ‘신궁’ 임시현(한국체대)은 결승전에서 슛오프 직전 10점을 쏘았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지만 8점에 그쳐 슛오프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에이스답게 집중력을 발휘해 9점과 10점 사이에 화살을 꽂았다. 이 화살은 10점짜리로 인정됐고, 전훈영의 화살도 10점으로 확인되면서 총 29점이 된 우리나라가 27점을 기록한 중국을 넘어 금메달을 확정했다. 마지막 화살을 쏠 때를 돌아본 임시현은 “정말 많이 긴장했다. 우리가 열심히 노력한 게 이 한 발로 무너지면 안 되니까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항상 왕좌를 지킨다고 하지만 멤버가 바뀐 지금, 우리한테는 10연패가 새로운 도전이자 목표였다”며 “우리 도전이 역사가 될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제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은 개인전(8월 3일)에서 메달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전훈영은 “단체전 10연패를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이제 그 목표를 이뤄서 개인전에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시현은 “이제 (3관왕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으니 앞으로 개인전이나 혼성 단체전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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