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잡은지 3년만에 金...반효진 “오늘 운세 보니 ‘나의 날’이었다”
대한민국의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리스트는 ‘여고생 소총수’ 반효진(대구체고)였다. 그는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중국 황위팅을 슛오프(총점 동률 시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1발) 접전 끝에 0.1점 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기준 만 16세 10개월 17일로 이번 올림픽 한국 최연소 출전 선수인 반효진은 당당히 역대 최연소 하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경기 후 만난 반효진은 “경기 전엔 100번째 금메달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다”며 “끝나고 들었는데 너무 영광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이날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대표팀 코칭 스태프 및 동료 선수들과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올림픽 멤버와 코치님들이 힘들게 준비했던 과정이 생각났고, 금메달을 따서 더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이날 마지막 2발을 쏘기 전까지만 해도 황위팅에 1.3점 차이로 앞서, 사실상 금메달을 확보한 듯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2발에서 연달아 9.9점, 9.6점으로 부진하면서 최종 총점 동률이 됐고, 슛오프에서 겨우 승리했다. 그는 “마지막 두 발이 그렇게 크게 빗나갈 줄 몰랐다”며 “당황했지만 (패배하지 않고) 슛오프라길래 하늘이 내게 금메달을 딸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해서 그 한발을 더 소중히 생각했다. 심호흡하고 항상 쏘듯이 똑같이 쐈다”고 했다.
반효진에겐 경기 전 ‘오늘의 운세’를 찾아서 보는 버릇이 있다. 그는 “오늘은 ‘모두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라고 쓰여 있었다”며 “보자마자 ‘나의 날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체고 2학년인 반효진은 중2 때 사격 선수 친구 권유로 사격에 입문했다. 딱 3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하지만 영광의 순간에도 그는 겸손을 잃지 않았다. “사격을 한 지 3년 밖에 안됐기 때문에 시합 때마다 겸손한 자세로 하나라도 배우고 나오자는 생각을 한다”며 “오늘 금메달도 운이 좋았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최대한 겸손하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또 “나를 보고 ‘쟤는 어디까지 성장할 생각인거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 열심히 해서 더 성장하겠다”고 했다.
그를 사격으로 이끈 친구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함께 대구체고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전보빈이다. 이날 시합 전에도 연락이 와 “하던 대로만 하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반효진은 “보빈아, 네 덕분에 내가 금메달을 땄어. 진짜 고마워. 내가 정말 잘해줄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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