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잡은지 3년만에 金...반효진 “오늘 운세 보니 ‘나의 날’이었다”

샤토루/김영준 기자 2024. 7. 29.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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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효진이 29일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금메달을 딴 후 시상대에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의 역대 하계 올림픽 100번째 금메달리스트는 ‘여고생 소총수’ 반효진(대구체고)였다. 그는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사격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에서 중국 황위팅을 슛오프(총점 동률 시 승부를 가르는 마지막 1발) 접전 끝에 0.1점 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기준 만 16세 10개월 17일로 이번 올림픽 한국 최연소 출전 선수인 반효진은 당당히 역대 최연소 하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경기 후 만난 반효진은 “경기 전엔 100번째 금메달이 될 수 있다는 걸 몰랐다”며 “끝나고 들었는데 너무 영광이고 기쁘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이날 금메달을 확정지은 후 대표팀 코칭 스태프 및 동료 선수들과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지금까지 우리 올림픽 멤버와 코치님들이 힘들게 준비했던 과정이 생각났고, 금메달을 따서 더 벅차올랐다”고 말했다.

반효진은 이날 마지막 2발을 쏘기 전까지만 해도 황위팅에 1.3점 차이로 앞서, 사실상 금메달을 확보한 듯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2발에서 연달아 9.9점, 9.6점으로 부진하면서 최종 총점 동률이 됐고, 슛오프에서 겨우 승리했다. 그는 “마지막 두 발이 그렇게 크게 빗나갈 줄 몰랐다”며 “당황했지만 (패배하지 않고) 슛오프라길래 하늘이 내게 금메달을 딸 기회를 주셨다고 생각해서 그 한발을 더 소중히 생각했다. 심호흡하고 항상 쏘듯이 똑같이 쐈다”고 했다.

반효진에겐 경기 전 ‘오늘의 운세’를 찾아서 보는 버릇이 있다. 그는 “오늘은 ‘모두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라고 쓰여 있었다”며 “보자마자 ‘나의 날이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대구체고 2학년인 반효진은 중2 때 사격 선수 친구 권유로 사격에 입문했다. 딱 3년 만에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세계 최고 선수로 우뚝 섰다. 하지만 영광의 순간에도 그는 겸손을 잃지 않았다. “사격을 한 지 3년 밖에 안됐기 때문에 시합 때마다 겸손한 자세로 하나라도 배우고 나오자는 생각을 한다”며 “오늘 금메달도 운이 좋았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최대한 겸손하게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또 “나를 보고 ‘쟤는 어디까지 성장할 생각인거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 열심히 해서 더 성장하겠다”고 했다.

그를 사격으로 이끈 친구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함께 대구체고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전보빈이다. 이날 시합 전에도 연락이 와 “하던 대로만 하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반효진은 “보빈아, 네 덕분에 내가 금메달을 땄어. 진짜 고마워. 내가 정말 잘해줄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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