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 급등…에너지 업계 '비상등'

이시은 2024. 7.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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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솔루션 등 주요 에너지 기업 2분기 실적 끌어내려
홍해 사태·중국발 저가 수출 지속…"하반기 변화 난망"
산업부 "해상 운임 추가 상승시 수출비상대책반 가동"

[아이뉴스24 이시은 기자] 해상운임 상승이 에너지·소재 기업들의 실적 하락을 유발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9일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해상 운임이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수출 비중이 높은 에너지·소재 기업의 경영난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미주 서안 노선 기준 이달 지난 1월 대비 약 3배의 상승 폭을 보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SCFI는 15곳 항로 스팟(spot) 운임을 반영하는 지수로, 해상 운임의 바로미터다.

운임이 상승하면서 주요 글로벌 수출 에너지 기업의 실적은 약세를 보였다. 한화솔루션은 케미칼과 첨단소재 부문에서 비용이 상승하면서 부진한 영업이익을 보였다. 특히 첨단소재 부문은 주요 고객사의 판매호조로 원재료와 해상 운임 비용이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212억원) 대비 57.6% 감소한 90억원으로 나타났다.

S-OIL(에쓰오일) 역시 정유 부문에서 운임 비용 상승에 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호 S-OIL IR 팀장은 지난 26일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휘발유 수요가 부진하였고, 지정학적 요인으로 해상 운임이 상승해 중동 및 인도 지역 정유사들의 유럽향 경유 수출이 제한되며 아시아 지역 역내로 물량 유입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유 부문은 직전 분기 250억원 대비 138% 감소한 영업손실 950억원을 기록했다.

화학·소재 기업 OCI는 해상 운임 향방에 따라 하반기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직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OCI 관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해상 운임 비용이 하반기에 비해 8배까지 올라 최적의 이익을 내기에 애로사항이 있다"면서 "최근 2주간 하락세를 보여 제자리를 잡지 않을까 예상한다. 어느 정도로 빨리 안정되느냐에 따라 하반기 수익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CFI는 지난 12일을 기점으로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한숨을 돌린 상황이다. 26일 기준 전주 대비 2.7% 하락한 3447.87을 기록해 3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다만 주된 상승 요인인 홍해 사태와 중국발 저가 수출이 장기화하면서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해 사태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빌미로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 선박을 공격하면서 발발한 문제로, 기존 홍해를 지나던 선박이 우회 항로를 지나면서 전반적인 물류비 상승이 일어났다. 반군 측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목표물을 공격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항로 우회 역시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생산 증가와 소비 위축 이중 압박을 겪으면서 물량을 해외로 밀어내고 있다. KITA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5월 중국 산업 재고는 16조7000만위안(약 3044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으며, 수출 물량은 올해 초부터 20% 가까이 증가했다. 위안화 약세와 낮은 생산자 물가가 지속되면서 하반기에도 저가 수출 기조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타이어 3사(한국·금호·넥센) 등 주요 수출 기업과 물류 중소기업 역시 해상 운임 비용 상승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한국 수출의 88.8%는 해상 운송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운임 비용 변동성에 영향력도 크다.

정부는 해상 운임이 추가로 상승할 경우 비상 대응과 지원 대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제5차 민관합동 수출확대 대책회의에서 "해상 운임 상승 시 관계 부처 합동 수출비상대책반을 즉각 가동해 물류비 부담 완화, 임시선박 투입, 추가 선복 제공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역시 장기 공급 계약, 생산 거점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운임의 변동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시은 기자(isieun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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