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돋보기] 세종대왕의 음악파트너 박연

2024. 7. 2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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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음악과 관련하여 많은 업적을 남긴 훌륭한 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대왕의 음악적 업적, 세 가지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박연의 음악성을 알아보았고, 그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자주적인 음악정책을 실현했다.

음악성 있는 신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세종대왕의 인재술, 자신을 신뢰하는 군주에 대한 박연의 충심과 추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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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미 공주대 음악교육과 교수.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이 세계적인 음악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세종대왕은 한글 창제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자주적인 음악과 관련하여 많은 업적을 남긴 훌륭한 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종대왕의 음악적 업적, 세 가지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음악을 담는 악보인 '정간보' 창안이다. 세종대왕은 문살 모양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한글을 창제하셨다고 하는데 이때 우물 정(井)자 모양의 정간보도 함께 창안하였다. 정간보는 음높이와 음길이 그리고 악상 등을 표기할 수 있는 세계 2대 악보 중 하나다. 오늘날 우리는 정간보 덕분에 조선 시대의 우리 음악을 정확히 알 수 있고 음악 무형유산을 보존 전승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만의 자주적인 음악을 작곡했다. 조선 초기에는 명나라의 제례악을 그대로 차용하여 사용해 왔었다. 그러나 세종은 자주적인 음악정책관을 가졌기에 우리 음악을 기준으로 제례악을 만들었으나 유림의 반대로 회례악(會禮樂)에 사용했다. 또한 모든 것은 백성과 함께한다는 애민 정신에 따라 '여민락(與民樂)'을 만들어 백성과 더불어 즐기고자 했다.

셋째, 율관 및 편경을 제작했다. 율관은 음의 기준이 되는 관으로 우리나라의 음에 해당하는 율관을 제작하여 우리나라 음악의 기준을 바로 세웠다. 편경은 제례악에 사용되는 중요 악기로 돌을 다듬어서 만드는데, 우리나라에 편경을 만드는 원석이 없어 명나라에서 제작하여 들여오다 파손되거나 명나라 음의 기준으로 만들어져 음이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세종 때 편경을 제작하는 경석을 발견하여, 우리나라 율관에 근거한 편경을 제작하게 됐다. 편경을 만들어 시연하는 과정에서 세종대왕은 '이칙(우리 12음 중 9번째)음이 높다.'라고 하여 확인해보니 표시해둔 선이 조금 덜 다듬어졌었다고 한다. 이는 세종대왕의 음악성을 알 수 있는 일화라 할 수 있다.

이 모든 업적을 이루는 과정에 함께했던 파트너가 바로 충청지역 영동 출신의 난계 박연이다. 난계 박연은 1378년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 하고당길에서 태어났으며, 세종즉위 후 관습도감 제조에 임명되어 음악정책에 투입되면서 세종의 음악파트너가 됐다. 그는 조선 초기의 음악을 정리하고,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으며, 우리 음의 기준인 율관을 제작해 그 기준에 따라 악기를 제작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긴 인물이다.

원래 박연은 음악가도, 음악 관련 일을 하던 관리도 아니었다. 그 시대의 지식인들처럼 음악을 즐기는 보통의 선비였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박연의 음악성을 알아보았고, 그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자주적인 음악정책을 실현했다. 음악성 있는 신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세종대왕의 인재술, 자신을 신뢰하는 군주에 대한 박연의 충심과 추진력. 이 두 사람의 만남은 우리 음악 문화의 발전에 있어서 숙명이자 필연이요, 우리 음악역사에 다시없을 명장면이다.

충북 영동에서는 매년 난계국악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55회를 맞이하고 있다. 영동은 이러한 음악문화유산을 토대로 2025년에 영동 세계 국악 엑스포를 개최하게 됐다.

무더위가 지나고 가을에 영동 난계 축제가 열리면 충청의 음악인 난계 박연을 찾아 영동군 심천면에 방문해 난계사, 난계국악기제작촌, 난계국악박물관, 난계 생가 등을 방문하고, 박연의 대금 소리가 들릴 것 같은 박연폭포(옥계폭포)에 들러 차 한잔하면 좋을 듯하다. 유선미 공주대 음악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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