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팹리스 업체, 기회조차 없다”…여야, 초당적 ‘정부 지원’ 촉구

2024. 7. 29. 18: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야 초당적 모임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 포럼’
창립총회서 ‘국내 팹리스 경쟁력 강화 및 산업 활성화’ 토론
좌장 고동진 “12~15년 내 대만 TSMC 이상의 韓 회사 가능”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 포럼 창립총회: 국내 팹리스 경쟁력 강화 및 산업 활성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고동진(왼쪽에서 두 번째) 국민의힘 의원과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내 팹리스 업체는 업력이 짧고 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마저 외국 팹리스 제품을 선호합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 업체에는 기회조차 오지 않습니다. 국내 대기업이 국내 팹리스 제품을 사용하면 시스템 반도체 회사에 세제 혜택이나 지원을 해주는 게 필요합니다. 이것을 잘하고 있는 게 중국입니다. (박재홍 보스반도체 대표)”

2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팹리스 경쟁력 강화 및 산업 활성화’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정부의 지원 확대를 요구하는 국내 업계의 호소가 쏟아졌다. 이날 토론회는 22대 국회에서 새롭게 출범한 국회의원 연구모임 ‘지속 가능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 포럼’의 창립총회 자리로, 안철수 국민의힘·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공동대표의원을 맡고 있는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이 좌장을 맡아 토론을 이끌었다.

고 의원은 토론회 인사말에서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을 60% 가까이 점유한 TSMC 설립 초기 비용의 50%를 지원한 대만 정부의 파격 정책과 최근 국가적 지원에 나선 미국, 일본의 행보를 언급하며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을 포함한 정부 지원 강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고 의원은 “지금부터 4~5년 동안 우리가 잘하지 않으면 12~15년 뒤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는 없다는 절실하고 절박한 각오로 오늘 포럼을 가지는 것”며 “대만의 TSMC는 30년이 걸렸지만 우리나라는, 제 개인적인 감이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할 때 (적절한 지원을 받는다면) 빠르면 12년, 늦어도 15년에 지금의 TSMC 이상의 회사를 갖출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이 지금은 메모리 반도체에 치우쳐 있지만, 우리가 상대적으로 잘 못했던 파운드리을 가져가려면 팹리스(설계) 에코 시스템과 동반성장 없이는 도저히 불가능한 이야기”라며 “그러면 12년, 15년 뒤 우리나라의 소득 수준이 지금보다 거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의원은 “(국내 팹리스 업계에 종사하는) 이 분들이 가장 힘든 게 설계를 하고 만드는 것까진 하겠는데, 프로토타입(prototype·시제품)을 만들려 하면 결국 파운드리에 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며 “근데 TSMC 같은 곳에서 신생 벤처기업의 디자인을 받겠나, 삼성에서 받겠나”라고 업계 고충을 전했다. 안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이래 두 번째로 우리의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어떤 부분에서 힘든 일을 겪는지 정확하게 파악해서 정부가 집중적으로 ‘핀셋 지원’을 하는 게 굉장히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혁재 서울대 교수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분야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특히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온디바이스(On-device) 시장은 다수 회사가 경쟁하고 있다”며 “누가 위너(winner·승자)가 될지 모르기에 여러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며 파운드리 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토론자로 참여한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연구·개발(R&D), 해외 지원, 인력 등 다양한 부문에서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대기업 출신으로 2년째 A업체를 운영 중인 박 대표는 “기술력이 있지만 업력이 짧은 신규 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더욱 불리한 상황”이라며 “시스템 반도체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해 지원 규모를 파격적으로 늘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인력난 문제도 언급하며 중소 팹리스에 대한 병역 특례 확대 및 해외 양성 인력에 대한 이민 지원을 제안했다.

김녹원 딥엑스 대표는 중국·대만에 진출한 국내 업체를 위한 정부 지원과 더불어 칩4(CHIP4) 동맹국 내에서 진흥책 마련을 제언했다. 고 의원은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라며 “입법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포럼 정·준회원인 윤상현·장동혁·배현진·강명구·최은석·강선영 국민의힘 의원과 안도걸 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조경태·박덕흠 국민의힘 의원도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무진이 자리했다.

soho0902@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