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인정 중독`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다

인정욕구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 김지선 옮김/
피카 펴냄

미국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의 욕구단계설(Maslow's hierarchy of needs)에 따르면 인간의 기본 욕구 중 가장 높은 단계는 남들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다. 독일의 철학자 헤겔도 '정신현상학'에서 남들의 인정을 받으려 하는 '인정 투쟁'을 통해 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유명한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이다. 인간이 타인의 인정에 목메는 것은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간의 당연한 욕구지만 건강하게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인정 욕구가 무엇이고, 인정 욕구가 과하거나 부족하면 발생하는 문제행동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으며, 그 마음은 사람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간관계에서 사이가 어색해지는 게 싫어 무조건 참는 사람, 끊임없이 자신을 어필하는 사람, 지나친 자기애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 필요 이상으로 모든 것을 책임지는 사람…. 개인 성향으로 보여졌던 이런 모습은 사실 모두 인정 욕구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괴로워진다. 인정 욕구 때문에 괴롭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스스로 인정 욕구에 휘둘리고 있는 점을 받아들이고, 제대로 충족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다. 이 책은 인정 욕구에 왜 휘둘리는지 이유를 밝히면서 동시에 인정 욕구에 휘둘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인정 욕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스스로 인정 욕구를 잘 충족할 수 있다면, 이 욕구는 더 이상 우리를 흔들지 않는다. 오히려 살아가는 데 원동력이 돼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최근 SNS로 인해 '남들에게 보이는 나'에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인정 중독 문제가 극심해지고 있다. 책을 읽고 나면 인정 욕구에 휘둘리는 이들이 '남'이 아닌 '나'로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 강현철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