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에도 중국 찾은 美 마이크론 CEO

박순원 2024. 7. 29.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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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을 지속 중인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중 목적에 관심이 모인다.

마이크론 CEO의 방중은 세계 반도체의 절반을 소비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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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와 달리 마이크론은 중국 사업 이어가고 싶을 것"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 <연합뉴스 제공>

미국과 중국이 반도체 패권 경쟁을 지속 중인 가운데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중국을 방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중 목적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각종 제재로 중국에서 고전 중인 마이크론이 중국 시장을 다시 뚫기 위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지난 22일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이사회 대표단 집단 면담에서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CEO와 만나 경제 협력에 관해 논의했다.

이날 면담에는 제프 윌리엄스 애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브랜든 넬슨 보잉인터내셔널 부회장을 비롯한 미국 주요 기업 경영진과 미중무역위 관계자들이 동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고위 관리들은 이날 미국 기업 관계자들에게 중국 발전을 위해 "강력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마이크론 CEO의 방중은 미국이 대중 제재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중국으로의 첨단 제조 장비 수출 금지, 중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YMTC의 수출 통제 등 방식으로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마이크론 CEO의 방중은 세계 반도체의 절반을 소비하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중 패권 경쟁으로 사실상 중국으로의 접근이 차단되는 등 높아진 중국 사업의 장벽을 허물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해 5월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은 "마이크론 제품이 중국에 심각한 보안 위험을 초래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요 정보기술(IT) 인프라 운영자에게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단하도록 한 바 있다.

SCMP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마감된 회계연도 기준으로 마이크론은 중국 본토에서 전년 대비 31% 감소한 22억달러, 홍콩에서 80% 감소한 3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 3위인 마이크론은 2022년 한 해 매출의 4분의 1을 중국에서 거뒀지만, 중국 당국의 제재로 작년에는 현지 매출의 절반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은 지난해 11월 YMTC가 자사 특허를 침해한 3D 낸드 플래시와 D램 제품을 판매 중지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하는 등 풀어야 할 문제도 산적한 상태다.

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정부 입장과 달리 마이크론은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싶을 것"이라며 "우리(마이크론) 칩을 계속 써달라는 이야기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을 위한 전용 제품 모델을 만드는 것처럼 중국 시장은 반도체 기업들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곳"이라며 "마이크론은 제재에 대한 해법을 찾고, 사업 논의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마이크론은 실적 개선 돌파구 마련을 위해 중국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작년 6월 메흐로트라 CEO는 향후 수년간 중국 시안에 6억달러를 투자해 칩 조립 및 패키징 공장을 업그레이드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국 비즈니스와 현지 직원들에 대한 우리의 변함없는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 11월에도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 장관을 만나 대중국 투자를 지속해서 확대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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