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간 27% 손실에도 "이젠 오른다"…테슬라 2배 레버리지 순매수[서학픽]
서학개미들은 최근 미국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술주에서 전통주로,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 자금 이동이 추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최근 조정을 받고 있는 기술주가 급반등할 것으로 기대하며 반도체지수와 나스닥100지수가 오를 때 3배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오를 때 2배 수익을 얻는 레버리지 ETF도 대거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이 실적 발표 후 주가가 급락한 테슬라를 10주만에 순매수한 것도 주목된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순매도를 지속했고 애플에 대해선 4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18~24일(결제일 기준 22~26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3억367달러를 순매수했다. 직전주와 비슷한 규모로 2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간 것이다.
지난 18~24일 사이에 S&P500지수는 2.9%, 나스닥지수는 3.6% 급락했다. 이후 25~26일 이틀간 S&P500지수는 0.6% 오르고 나스닥지수는 0.1% 강보합을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기술주가 급락하던 지난 18~24일 사이에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가장 많은 3억8873만달러 순매수했다.
SOXL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이 기간 동안 ICE 반도체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아이셰어즈 세미컨덕터 ETF(SOXX)는 5.6% 급락했다. 반도체주가 하락하자 단기 반등시 3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SOXL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SOXL은 직전주(지난 11~17일) 2억634만달러의 순매수에 이어 2주 연속 매수 우위를 지속했다. SOXL은 지난 18~24일 사이에 16.8% 폭락했기 때문에 직전주에 SOXL을 매수했던 투자자라면 단기간에 큰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은 반도체주가 하락할수록 반등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보고 더욱 공격적으로 SOXL을 매수하는 모양새다.
지난 18~24일 사이에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는 7615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직전주 3718만달러에 이어 2주 연속 순매수다.
직전주에 TSLL을 매수해 테슬라가 실적을 발표한 23일 장 마감 때까지 보유하고 있었다면 큰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 후 시간외거래 때부터 주가가 급락해 24일 12.3% 하락한 215.99달러로 마감했기 때문이다. TSLL은 지난 18~24일 사이에 26.6% 폭락했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도 1765만달러 순매수했다. 지난 5월 중순 테슬라 주가가 170달러대일 때부터 순매도하다 10주만에 순매수로 돌아선 것이다.
테슬라가 지난 6월말 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단기간에 260달러를 넘어선 것을 목격한 투자자들이 215달러대면 살만하다고 보고 저가 매수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6080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나스닥100지수가 지난 18~24일 사이에 3.9% 하락하자 단기 반등시 3배 수익을 노릴 수 있는 TQQQ로 매수세가 쏠린 것이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을 계속했지만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는 3213만달러 순매수하며 2주째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지난 18~24일 사이에 3.2% 하락했다.
빅테크 위주로 투자하는 마이크로섹터즈 팡+ 인덱스 3배 레버리지 ETN(FNGU)도 1421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며 실로 오랜만에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FNGU는 메타 플랫폼과 테슬라, 엔비디아, AMD, 넷플릭스, 애플, 아마존, 스노우플레이크,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기술주 투자는 아니지만 비트코인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따르는 2배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X)까지 합하면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 가운데 6개가 2~3배 레버리지 ETF이다. BITX는 1243만달러 순매수됐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금 현물에 투자하는 SPDR 골드 셰어즈(GLD)를 1793만달러 순매수했다. 금 가격은 금리 인하시 상승 탄력을 받는 경향이 있다. 금리를 인하하면 국채수익률이 낮아져 금의 상대적인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올들어 주가가 폭등하며 1100달러를 넘어섰다가 700달러대로 급락한 AI(인공지능) 서버업체인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가 1176만달러 매수 우위로 간만에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10위 종목 안에 포함된 것도 눈에 띈다.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는 지난 18~24일 사이에 12.8% 추락했다.
서학개미들은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뱅가드 S&P500 ETF(VOO)도 1029만달러 순매수했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였다. 서학개미들은 오는 30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로소프트를 7205만달러 순매도하며 4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엔비디아는 5118만달러 매도 우위로 4주째 순매도가 이어졌다. 서학개미들은 직전주까지 3주 연속 순매수했던 애플도 4176만달러 순매도하며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애플은 오는 8월1일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다.
D램 반도체회사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3184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이며 3주 연속 순매도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반도체주가 급락하며 주가가 오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차익 실현으로 270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SOXS는 ICE 반도체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인버스 펀드다.
AI 데이터 분석업체인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주가가 급락세를 타는 가운데 2161만달러 순매도됐고 지난 18일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하락한 TSMC ADR(미국 주식예탁증서)도 170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학개미들은 이외에 비트코인을 대거 보유하고 있어 주가가 비트코인 가격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를 1754만달러, 소형 모듈 원자로(SMR) 개발회사인 뉴스케일 파워를 1602만달러 순매도했다.
단기 급등한 디렉시온 데일리 스몰캡 불 3배 ETF(TNA)는 차익 매물로 1409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TNA는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한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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