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은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40-40 현실화, 이대호 이후 첫 대업까지 도전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도영(21·KIA)은 7월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뼈아픈 실수를 했다. 당시 0-3으로 뒤진 3회 런다운 상황에서 본헤드 플레이에 가까운 모습으로 추가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사실 있어서는 안 될 실수였다. 이범호 KIA 감독도 책임을 물었다. 해당 상황 이후 김도영을 더그아웃으로 불러 들였다. 교체의 의도는 명백하게 보였다. 어쩌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당하는 문책성 교체, 그리고 올해 좋은 일만 있다가 갑자기 찾아온 돌발 악재에 마음이 상하거나 흔들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도영은 기술적이나 신체적인 것은 물론, ‘망각’이라는 정신적으로 좋은 재능도 가지고 있었다.
매일 경기가 열리는 야구의 특성상 전날의 안 좋은 기억이나 감정이 이어지면 다음 날 경기력에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부정적인 기억을 최대한 빨리 잊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재능이다. 이것을 못해 슬럼프에 빠지는 선수들도 많다. 하지만 다음 날 만난 김도영은 “어제 일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고 빨리 털어버리려고 했다. 잠도 잘 잤다. 오늘(3일) 경기에서는 수비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교훈은 남기되, 대신 그 기분은 그날에 두고 왔다.
나쁜 기억만 빨리 잊는 게 아니다. 좋은 기억에도 그렇게 들뜨지 않는다. 김도영은 올해 많은 이벤트를 만들었다. 한 달 일정에서 10홈런-10도루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KBO리그 첫 선수로도 기록됐고,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20을 달성하기도 했으며,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을 단 네 번의 타석 만에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도영은 그날로 기뻐하고 끝이었다. 다음 날은 들뜨는 감정 없이 훈련에 집중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지 김도영은 올해 특별한 아홉수도 없고, 대기록을 달성한 뒤 공공연하게 찾아오는 슬럼프도 없었다. 히트 포 더 사이클을 기록한 그 경기 이후에도 모두 하루에 1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그 결과 시즌 98경기에서 타율 0.354, 28홈런, 29도루, 136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074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만들 수 있었다. 신체·기술·멘탈이 모두 제자리에 있지 않다면 불가능한 수치다.
이제 역대 최연소 30-30 가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홈런 2개, 도루 1개가 남았다. 많은 팬들의 관심도 이제 김도영의 홈런과 도루 개수에 모인다. 기록을 앞두고 선수가 의식할 수 있다. 그래서 보통 기록이 걸리면 빨리 달성하고 후련하게 남은 일정을 바라보는 게 좋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28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그걸(30-30) 하고 나면 그 다음에 40-40에 대한 욕심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그것에 대한 부담도 생긴다”면서 “30-30을 했다는 것에 만족할 스타일은 아니다. 30-30을 했으면 다음에는 40-40을 위해 가야되겠다라고 생각할 성격의 선수”라고 말했다. 뒤는 돌아보지 않는다. 오직 앞만 보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갈 뿐이다.
김도영의 산술적인 페이스는 40홈런, 42도루쯤이다. KBO리그 역사상 40-40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47홈런-40도루) 딱 한 명밖에 없었다. 한국인 선수는 한 번도 밟지 못한 고지라는 의미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
40-40을 못하더라도 또 노려볼 만한 대업이 있다. 바로 타율과 홈런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는 것이다. 보통 타율과 홈런은 반대의 지점에 있는 경우가 많다. 홈런을 치려면 포인트를 앞에 두고 강하게 돌려야 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헛스윙과 삼진의 증가를 불러온다. 모두 타율에는 부정적인 이벤트다. 반대로 타율을 올리기 위해 콘택트에 중심을 두면 아무래도 담장을 넘길 힘이 실리지 않는다.
가장 근래 타율과 홈런 모두 1위를 차지한 선수는 2010년 역사적인 타격 7관왕에 오른 이대호(당시 롯데)가 마지막이었다. 이대호는 2010년 타율 0.364, 44홈런을 기록했다. 타율에서는 홍성흔(.350)을 제쳤고, 홈런에서는 최진행(32개)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이대호는 이해 133타점을 기록해 타격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2011년 같은 업적에 도전했다. 타율은 1위(.357)를 기록했는데 홈런(27개)에서 최형우(30개)에 3개 뒤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 역사적이었다는 2015년 에릭 테임즈도 타율(.381)에서는 비교적 여유 있게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47개의 홈런을 치고도 당대의 거포였던 박병호(53개)에 밀려 타율·홈런 동반 1위는 실패했다.
김도영은 29일 현재 0.354의 타율로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1위 빅터 레이예스(롯데·0.359), 2위 기예르모 에레디아(SSG·0.359)까지의 거리가 멀지 않다. 28홈런은 맷 데이비슨(NC·30개)에 이어 2위다. 이 외국인 선수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확실한 장점을 가지고 있어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도전은 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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