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감수하고 나아갈 것…목표는 월드컵 16강 이상" 홍명보 정면돌파 선언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홍명보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이 첫 공식석상에서 울산 HD 및 K리그 팬들을 향해 고개숙였다. 그러면서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포부를 드러냈다.
홍 감독은 29일 오전 11시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 나섰다.
본격적인 기자회견에 앞서 직접 준비한 A4 8장 분량 취임사를 낭독했다.
홍 감독은 "지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 오늘 저는 K리그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데 대한 한없는 미안한 마음,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 특히 그동안 저에게 큰 성원을 보내주셨던 울산 HD 팬 여러분께 사과와 용서를 구하자 한다. 저는 울산 HD 팬 여러분이 보내주신 뜨거운 응원과 전폭적인 지지 속에 다시 감독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번 선택이 팬 여러분들에게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렸다는 점에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울산 HD와 K리그 팬 여러분께 깊은 용서를 구하며 어떤 질책과 비난이든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하겠다. 실망하신 팬들에게 용서받는 방법은 제가 제 자리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성장과 발전을 이끄는 길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보내주셨던 성원에 대한 부채감을 안고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임하겠다"라며 고개숙였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한 뒤 독일 출신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했다. 이후 정해성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전력강화 위원회를 꾸려 새 감독 선임을 주도했다. 국내외 100여명의 후보군을 만들어 최근까지 10차 회의를 통해 4명으로 추렸다.
그러나 4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새로운 감독을 데려오지 못하면서 답답한 행보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황선홍 감독에 이어 김도훈 감독까지 두 감독이 임시로 지휘봉을 잡고 월드컵 예선 두 경기씩을 지휘했다.
전광위가 꾸린 후보 명단엔 국내 감독은 물론이고 이름값 있는 해외파 감독들이 명단에 포함됐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고 아르헨티나를 꺾는 돌풍을 일으키며 여러 곳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에르베 르나르 프랑스 여자 축구 대표팀 감독이 후보 중 한 명이라는 것이 알려졌고, 일부 축구계 인사들로부터 거물이 있다는 말도 전해졌다. 거물급 감독 선임을 추진한다는 사실은 대한축구협회가 임시 감독을 선임한 명분이 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새로운 감독 소식은 두 번째 임시 감독이 경기를 치르고 한 달 뒤에도 들려오지 않았다. 잘츠부르크 시절 황희찬과 인연 등으로 한국행에 관심을 보였던 제시 마쉬 전 리즈 유나이티드 감독은 금전 조건에 차이를 이루지 못해 무산됐다.
마쉬 감독과 협상이 결렬된 이후 차기 감독 후보로 여러 해외 감독 이름이 오르내렸다. 최근 대한축구협회가 접촉한 감독은 거스 포옛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과 다비드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 이임생 축구협회 기술이사가 두 감독과 접촉하기 위해 지난주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두 감독 외에 드라간 스토이코비치 세르비아 감독도 검토 목록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주 대한축구협회가 일주일 안에 새로운 감독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미루어 세 감독 중 한 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커졌다.
그런데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는 5개월 동안 공석이던 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물론 2027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국인 감독 못지않은 국내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다.
홍 감독은 "이임생 이사가 저희 집 앞으로 찾아왔다. 그리고 한국축구의 기술 철학에 대해 설명하며 저의 생각을 물었다. 이에 나는 평소에 갖고 있던 대표팀 운영 방안과 축구 철학 등을 이임생 이사에게 설명해쏙, 그는 제 의견을 듣고 대표팀 감독직을 간곡히 요청했다. 나는 고심 끝에 제안을 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연령별 대표팀 감독 경험이 있고, 전무이사로 행정적인 경험을 한 적도 있다. 나는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체계적인 유소년 시스템과 적극적인 유소년 시스템 및 유소년 발굴이 한국 축구 발전에 얼마나 크게 이바지할 수 있는 지를 배웠다. 이후 현장에 복귀해 감독으로 활동하며 K리그의 중요성도 경험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팀을 만들겠다. 또한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 될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힘쓰겠다. 대한축구협회가 발전적 방향으로 바꾸고자 하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A대표팀이 선두로 나서야 한다. A대표팀의 발전은 곧 K리그 및 유소년 시스템의 발전과 긍정적인 상호 작용을 이끌어 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선임 절차에 대해 자신과 대한 축구협회를 향해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선 "많은 기대 속에 새로운 팀이 출발하면 아주 좋았을 텐데, 지금은 그와 반대로 우려와 비판 속에 출발을 하게 됐다. 마음이 좀 무겁다. 하지만 반대로 10년 전에 이 자리에 왔을 때는 많은 기대와 박수 속에 출발했던 기억이다. 지금 비판과 이런 모든 것들은 감수하면서 나아가야 된다. 항상 겸손하게 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홍 감독은 이 자리에서 북중미월드컵 목표도 이야기했다. 북중미 월드컵 목표와 손흥민을 포함한 유럽파 면담은 어땠는지 묻는 말에 "최종 예선을 시작하는 상황에서 북중미 월드컵의 이야기를 하기에는 조금 이른 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하지만 한국 대표팀의 가장 좋은 성적이 원정 16강 진출이었는데, 16강보다 더 나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 앞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했다.
이어 "유럽에 가서 선수들과 미팅을 했는데 선수들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팀 운영 이런 것들에 대해서 얘기를 들었다. 이어 지금 대표팀에 바라는 점 대해서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선수들에게 앞으로 내가 감독으로서 어떻게 팀을 운영을 해야 되겠다는 몇 가지를 이야기 했다. 선수들과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다. 9월달에 선수들이 소집이 되면 분위기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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