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950년 개점, 을지로 터줏대감 건물…19층 복합금융 빌딩 변신
지하 7층~지상 19층 재개발
카드 본사·증권 지점 등 입주
지방지점 요양시설 활용 검토
은행들은 좋은 위치에 위치한 오래된 점포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 왔는데,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탈바꿈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이 지점수를 줄이고 있는 가운데, 문을 닫는 점포의 활용에도 이런 방법이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을지로 지점이 지난 8일 폐점했다. 이 지점은 ‘을지로3가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13지구’ 에 위치했다. 우리은행은 이 지점 건물뿐 아니라 주변 땅까지 매입해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을 포함한 우리금융 대표 금융타운으로 탈바꿈 시키는 재개발을 진행한다. 이 건물은 기존 지하1층~지상5층으로 74년이나 됐는 데 지하 7층~ 지상 19층 규모, 높이 90m가 넘는 고층건물로 바꾸는 게 재개발 계획의 주요 내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안에 정비계획 변경을 신청하고 중구청과 서울시 시·구 합동보고회를 거쳐 공람공고를 할 예정”이라며 “2030년이면 준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주요 시중은행들은 전국 요지에 점포를 보유하면서 상당한 부동산 자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은행 업무의 많은 부분이 디지털화되면서 오프라인 점포 폐점이 많아졌고, 이에 따라 해당 점포가 있던 자리를 어떻게 처리할지가 은행들에겐 과제였다. 최근 몇년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매각을 하려 해도 유찰이 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비금융부문 사업분야를 적극 발굴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은행 소유 부동산의 개발사업도 자연스럽게 거론됐다. 조 행장은 “은행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활용해 고층 복합개발을 하고 일부는 시민들에게도 제공하며 상생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해왔는 데, 을지로지점 재개발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저층부는 시민들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중고층부는 은행과 증권사. 카드사 등 우리금융의 복합금융센터로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차원에서 현재 종로구 건물에 임대로 들어가있는 우리카드 본사를 이곳으로 이동시키고, 8월 새로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 지점 등도 만들어 은행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또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투체어스’의 강북 첫 점포를 이곳에 오픈하는 것도 유력하게 검토중이다.
우리은행은 이번 을지로지점 재개발을 시작으로 복합개발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추가로 확보된 공간은 스타트업, 소상공인, 장애인들에게 제공하며 상생금융을 실천하는 데 쓸 수 있다”면서 “경기도에서는 요양시설 사업을 해보는 것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들이 추진중인 사례도 적지 않다. KB국민은행의 경우 기존에 가양역지점이 있던 건물을 지하6층~지상 16층 규모로 재건축중인데, 1층엔 임시 이전한 영업점을 배치하고, 나머지 공간은 직원 합숙소로 사용할 예정이다. 강남구 개포동에 있던 개포동지점 역시 지하6층~지상 14층 규모로 재건축해 업무시설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지점 모두 기존에는 지상2층 건물이었다.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건물가치를 높이되, 상당부분을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하나은행이 을지로기업센터지점의 유휴건물을 리모델링한 ‘하트원(Hart.1)’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문화복합공간으로 다양한 미술품 전시를 하는 공간으로 쓰고 있으며, 미술품 관련 재테크와 금융 서비스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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