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훈련 뒤 밤엔 홀로 연습 … 부족한 경험, 땀으로 채웠다 [파리 2024]
전훈영·남수현, 국제대회 출전 전무
큰 무대 서는 긴장감, 실력으로 극복
‘AG 3관왕’ 임시현도 올림픽은 처음
尹대통령 “韓 1등이 세계 1등” 찬사
여자 양궁 올림픽 10연패 신화를 일군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은 많은 기대 속에서 우려도 뒤따랐다. 세 선수 모두 올림픽 경험이 전무해 국제무대에서 긴장감을 쉽사리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에이스’ 임시현도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3관왕을 차지했으나, 올림픽은 처음이었다. ‘맏언니’ 전훈영과 ‘막내’ 남수현도 남다른 실력으로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무대에 서본 적이 없었다.
위업에 앞장선 인물은 ‘간판’ 임시현. 지난해 아시안게임서 37년 만의 양궁 3관왕 주인공으로 등극한 임시현은 단숨에 대표팀 에이스로 떠올랐다. 하지만 선수에게 가장 영예로운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어 자만하지 않았다. 임시현은 한국체대 김문정 코치의 지도 아래 활을 놓지 않고 연습에 매진했고,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위로 당당히 뽑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나섰다. 올림픽 준비도 혹독히 했다. 오후까지 8시간의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면서도 밤엔 홀로 개인 훈련을 했다. 지난 25일 진행된 랭킹라운드에서 세계신기록(694점)을 작성하며 활시위를 예열했던 임시현은 이날 중국과 결승 슛오프 순간에서도 금메달을 확정 짓는 마지막 화살을 10점으로 장식했다.
여자 단체전 금메달로 대회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운 임시현은 이제 올림픽 3관왕에 도전한다. 임시현은 다음 달 2일 김우진(32·청주시청)과 혼성 단체전에 나서고, 3일엔 여자 개인전에 출전한다. 임시현은 “한국이 항상 왕좌를 지킨다고 하지만 멤버가 바뀐 지금, 우리한테는 10연패가 새로운 도전이자 목표였다. 우리 도전이 역사가 될 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하다”며 “개인전과 혼성 단체전도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우리가 해냈다” 남수현(왼쪽부터), 임시현, 전훈영이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양궁 여자 리커브 단체 중국과의 결승전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관중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파리=남정탁 기자 |
임시현과 함께 결승 슛오프서 10점을 쏜 전훈영은 “10연패를 이루는 데에 피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더 준비하고 훈련했다. 그래서 너무 힘들었다”며 “단체전 10연패를 가장 큰 목표로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이제 그 목표를 이뤄서 개인전에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할 것 같다”고 밝혔다. 남수현은 “(금메달이) 굉장히 묵직하다”며 “꿈에 그리던 올림픽 무대를 선 것만으로 영광이었는데, 언니들과 같이 합을 맞춰 단체전 10연패의 역사를 썼다”고 기뻐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여자 양궁 10연패를 축하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저도 마지막 슛오프 한 발까지 손에 땀을 쥐고 응원하며 지켜봤다”며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 선수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이어 “세 선수 모두 올림픽 경험은 없었지만 어느 대회보다 어렵다는 대한민국 대표팀 선발전을 뚫고 올라왔다”며 “대한민국 1등이 곧 세계 1등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고 강조했다.
장한서·조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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