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에 유출된 첩보원 명단 해커가 北 정보기관서 발견

권선우 기자(arma@mk.co.kr) 2024. 7. 29.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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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대북(對北)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의 첩보요원 명단이 북한으로 넘어간 정황이 발견된 가운데, 한국 해커가 북한 정보기관의 네트워크를 해킹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유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해커가 북한 정보기관 네트워크에 들어갔다가 정보사에서 유출된 극비 명단을 발견한 것이다.

해킹 과정에서 유출된 명단이 확인된 점을 보면 북한을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는 모든 국가에 한국의 해외·대북 블랙요원 명단이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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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전까지 전혀 모른 정보사
군검찰, 군무원 구속영장 청구

해외·대북(對北)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의 첩보요원 명단이 북한으로 넘어간 정황이 발견된 가운데, 한국 해커가 북한 정보기관의 네트워크를 해킹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유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해커가 북한 정보기관 네트워크에 들어갔다가 정보사에서 유출된 극비 명단을 발견한 것이다. 정보사는 다른 정보기관의 해커가 이를 발견해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수사를 개시하기 전까지 명단 유출 정황을 전혀 모르고 있던 셈이다.

29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정보사는 소속 첩보요원들의 신상 정보 등이 북한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방첩사의 수사가 들어오면서 알게 됐다. 이 때문에 블랙요원들을 큰 위험에 노출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검찰은 요원 정보 유출 혐의를 받는 정보사 소속 군무원에 대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해킹 과정에서 유출된 명단이 확인된 점을 보면 북한을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는 모든 국가에 한국의 해외·대북 블랙요원 명단이 노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의 수사 개시 이후 중국과 러시아 등에 파견돼 활동하던 블랙요원은 모두 철수했지만 이들과 연계된 현지 정보원은 더 이상 활동이 불가능해졌다.

北 유출 첩보원명단, 해커가 발견

중국은 외국 출신 언론인이나 유학생 등을 감시하는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폐쇄회로(CC)TV 안면인식 기술을 결합한 방식으로, 사실상 특정인을 감시하는 정보 통합 체계를 만든 것이다. 중국이 정보사 첩보요원의 신상 정보를 넘겨받았다면 관련 인물들의 동선 등이 실시간으로 감시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당국은 당장 중국과 러시아에서 활동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요원의 성명을 바꾸는 등 긴급 대처에 나섰지만, 이미 정보 역량이 붕괴돼 개명만으로는 요원을 보호하기가 충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첩사는 북한 네트워크에서 발견된 명단을 역추적해 정보사 군무원 A씨를 특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검찰은 29일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국군방첩사령부의 신청을 받아들여 군무원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A씨는 올해 수차례 해외에서 활동 중인 블랙요원 리스트와 전체 부대원 현황 등 2, 3급 기밀 여러 건을 출력했고, 이를 파일 형태로 성명불상의 중국동포에게 전송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인사업무 담당자나 인사 관리자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A씨가 명단을 보유한 이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군 관계자는 "A씨는 컴퓨터 해킹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보사 첩보요원들의 신상 정보가 그의 개인 노트북에 들어가 있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A씨가 첩보요원들의 신상 정보를 자신의 개인 노트북에 옮겨 담으려면 수기로 작성하거나 프린트해 노트북에 다시 입력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권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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