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이진숙 공방'… 野 "부적격 인사" 與 "인민재판이냐"
탈북민 출신 與의원 비판에
최민희 "전체주의 국가 생활해
민주주의 원칙 안보이나" 면박
崔 결국 사과후 속기록서 삭제
巨野, 방문진법 단독표결 처리
8월 YTN 민영화 국조 예고
여야가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 요청에도 야당 반대로 채택이 불발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그대로 임명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방송4법도 모두 야당이 단독 처리한 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수순으로 이어지면서 여야 간 대치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무려 39시간에 걸친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를 마치고도 신경전을 계속했다. 탈북민 출신인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무지성으로 돌을 던져서 그냥 맞으면 좋고 아니면 말고 식의 청문회를 두고 뭐라고 생각해야 하나"라며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이 보인 자세를 비판했다. 지난 청문회에서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이 후보자에게 '저랑 싸우려 하면 안 된다'고 압박하고,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한 것을 상기시킨 것이다. 그러면서 "한 인간에 대한 심각한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공격, 인민재판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 위원장은 "인민재판이라는 표현을 여기서 쓰는 게 말이 되냐"며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냐"고 몰아세웠다. 자신의 '뇌 구조' 발언을 놓고도 "저는 이것을 굽힐 수 없다. (이 후보자) 뇌 구조가 이상하다는 것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그게 무슨 막말이냐"며 "지금 위원장은 시간도 재지 않고, 이게 위원장 독무대냐"고 즉각 반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최 위원장의 발언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목숨을 걸고 탈북한 동료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며 "차별과 막말이 일상화하는 것을 국민의힘과 함께 막아달라"고 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렇게 해석하면 안되냐"며 "각자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맞받았다. 이후 최 위원장은 "대화 과정에서 전체주의 운운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 위원님들이 양해해준다면 제 발언을 삭제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말했고, 이에 박 의원은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대전MBC 사장 재직 당시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두고도 도덕적으로 부적격한 인사라고 몰아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결격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후보자 자질과 능력을 검증해야 하는 인사청문회 자리가 명예훼손, 인신공격성 발언만 가득찬 정치폭력 경연장으로 전락했다"며 "최 위원장이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과방위 권위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은 윤리위원회 제소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에게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한 건 제 평가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없이 방통위원장을 임명할 경우 민주당은 다음달 2일 과방위에 이 후보자를 다시 불러 현안 질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이날 전체회의에서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어차피 또 방통위원장을 탄핵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엔 방송4법 중 세 번째 법안인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이 야당 단독 표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은 국민의힘이 불참한 가운데 재석 의원 187명의 만장일치로 가결됐다. 방문진법은 문화방송 이사의 숫자를 9명에서 21명으로 늘리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날 방송4법 중 마지막 법안인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도 상정했다. 방문진법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교육방송공사법이 상정되자 곧바로 4차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언론 장악 및 통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한 상태로, 이를 오는 8월에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조사 대상엔 방통위 2인 체제와 KBS 사장 교체, YTN 민영화 관련 의혹 등이 담겼다.
[곽은산 기자 / 구정근 기자 / 박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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