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아령 묶인 시신…거주 고시원서 ‘10만원·청소 부탁’ 메모 발견

박준철 기자 2024. 7. 2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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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마크

한강 하구에서 팔에 5㎏ 아령이 묶인 채 시신으로 발견된 60대 남성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생활하던 곳에서 현금 10만원과 ‘청소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발견,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지난 28일 오후 1시쯤 덕양구 행주나루터 선착장 근처에서 발견된 남성 시신은 서울 성동구에 사는 60대 A씨로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물 위에 뜬 채 숨져 있던 A씨의 팔에는 신발 끈으로 5kg 아령이 묶여 있었다.

경찰은 A씨가 지난 25일 고시원을 나가 한강에서 팔에 아령을 묶고 자살한 뒤 한강 하구 쪽으로 시신이 떠내려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에 대한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살던 고시원 방 책상 위에는 5만원권 두 장인 현금 10만원과 ‘청소를 잘 부탁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발견했다. 경찰은 A씨가 자신이 남겨둔 짐 등의 뒤처리를 고시원 관계자에게 부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의 방에 있던 달력에도 ‘몸이 너무 아파서 살고 싶지 않다’는 내용의 메모도 발견됐다.

월 20만원의 고시원에서 생활한 A씨는 기초생활수급 대상자였다. 가족이나 친지와 교류 없이 상당 기간 고시원에서 혼자 살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달 고시원비도 낸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휴대전화에도 가족으로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의 연락처는 없었다.

경찰은 A씨에게 형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연락을 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최근 지병으로 많이 힘들어했다는 정황과 지난 25일 고시원을 혼자 나간 것도 확인했다”며 “타살 혐의는 없지만 A씨의 사망 경위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A씨 시신을 30일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실종신도고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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