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닙니다” 누리꾼의 무리한 수사로 두 번 죽는 ★들
연예인들의 폭로에 일부 누리꾼 수사대들의 무리한 수사가 더해져 애먼 연예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27일 박슬기는 ‘A급 장영란’에 출연해 과거 한 남성 배우에게서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라디오 생방송 일정 때문에 (영화 촬영) 현장에 늦게 도착했다”며 “사전에 얘기가 된 상황이었는데 함께 있던 매니저에게 햄버거를 양보했더니 한 배우가 우리 매니저 뺨을 때리더라”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후 누리꾼들은 가해자 색출 작업에 나섰다. 그 결과 박슬기와 작품을 같이 한 배우 이지훈과 안재모가 피해를 봤다. 이지훈은 SNS 계정을 통해 “여러부늬 추측은 아쉽게도 빗나갔다”고 말했고, 안재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갑질’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슬기 역시 이들은 방송에서 언급한 ‘갑질 배우’가 아니라고 말하며 논란은 일단락 됐다.
연예인들이 방송에 나와 과거사를 폭로한 뒤 누리꾼 수사대들이 수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룹 씨야 출신 배우 남규리는 지난 4월 16일 SBS 예능 ‘강심장 VS’에 출연해 여배우들 모임에서 왕따 피해를 입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당시 남규리는 “평소 혼자 지내다가 여배우들 모임 있으면 좋아서 몇 번 나갔다. 알고보니 내가 왕따였더라”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남규리를 왕따시킨 배우의 신상을 찾는 움직임이 일었다. 그러던 와중에 S씨와 A씨 등 일부 배우가 언급되기도 했지만, 모두 추측에 불과했다.
방송인 사유리는 지난해 12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희롱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사유리는 “십 몇 년 전 매니저가 없었을 때 프로그램 촬영이 길어져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함께 출연한 대선배 연예인과 같이 커피를 마시게 됐다”며 “‘성관계를 몇 명과 했냐’고 묻더라. 너무 당황해서 ‘네?’라고 물었는데 똑같은 질문을 천천히 세 번이나 반복했다”고 답했다.
이후 누리꾼들은 해당 원로가수가 누구인지 찾기 시작했고, 일부 가수가 ‘성희롱 가해자’로 특정 지어지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사유리는 이에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영상에 나왔던 내용 중 일부 발언에 있어 많은 시청자분께서 다양한 분들을 언급하시는데 제 발언과 무관한 분들”이라며 “오해의 소지가 있는 발언으로 혼란과 불편함을 야기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의 폭로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누리꾼은 “연예인처럼 사회적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말에 항상 무고한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일부 사적인 감정 및 조회수 등으로 폭로를 하는 일부 연예인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다른 한편에선 누리꾼들의 지나친 수사가 피해를 더 키우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던졌다. 한 누리꾼은 박슬기의 SNS에 찾아와 “리포터 출신 네 분의 좋았던 기억, 안 좋았던 기억 말하는 시간이었는데 이 분이 왜 욕을 먹는 거지?”라며 “본인들이 억측해서 한 사람 몰았다가 아니니깐 또 애먼 사람 몰아가네. 상식적으로 배우 이름 언급하는 게 말이 되냐”라며 의견을 냈다
서형우 온라인기자 wnstjr140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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