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조 빚더미 앉은 한전 해외 수익성 사업 발굴을"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2024. 7.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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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전력은 분명히 위기 상황입니다. 동시에 전력 산업도 위기에 놓였습니다. 탈원전 문제는 사라졌지만 전력망 확충 문제는 그대로입니다. 원전 고준위 폐기물 처리를 위한 특별법도 없습니다. 국경 안에 갇힌 전력 산업의 경계를 해외로 확장해야 합니다."

전력 산업 중심에 자리한 한전의 재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조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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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前한전 사장의 쓴소리
스타트업·해외투자 확대 시급
日에 전기 판매도 고려해볼만
전기요금 인상 더는 못 미뤄

"지금 한국전력은 분명히 위기 상황입니다. 동시에 전력 산업도 위기에 놓였습니다. 탈원전 문제는 사라졌지만 전력망 확충 문제는 그대로입니다. 원전 고준위 폐기물 처리를 위한 특별법도 없습니다. 국경 안에 갇힌 전력 산업의 경계를 해외로 확장해야 합니다."

한전 사장을 지낸 조환익 유니슨 회장은 '닥터둠'을 자처하고 나섰다. 우리 전력 시장, 전력 산업이 처한 상황이 결코 안심할 게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전력 산업 중심에 자리한 한전의 재무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조 회장은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조 회장은 "지금 한전이 처한 위기는 올려야 할 (주택용) 전기요금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이제 더 이상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을 늦출 수 없는 이유를 국민들에게 진솔히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은 가정용 전기요금을 작년 5월 이후 1년 넘게 동결하고 있다. 한전은 발전회사들에서 전기를 사서 공급한다. 대기업용 전기요금은 그동안 좀 올려서 원가보다 높게 받고 있다.

하지만 가정용 전기요금은 원가보다 저렴하게 공급한다. 물가 때문에 올려야 할 요금을 못 올린 탓이다. 그사이 한전의 적자와 부채는 늘어갔다. 1분기 말 기준 한전의 부채는 200조원에 달한다. 작년에 지출한 이자비용만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조 회장은 전기요금 인상과 별개로 한전도 스스로 새로운 수익 사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망한 에너지 스타트업을 찾아 지분투자를 해서 향후 기업공개(IPO)를 할 때 수익을 내는 방법도 있다"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력 솔루션을 만든다거나 해외 원전 사업, 대형 재생에너지 사업 등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전 스스로 문제를 풀지 못하니 민영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곳곳에서 나온다. 한전이 민간 기업이라면 지금보다 전기요금은 훨씬 올라갔을 것이고 비싼 전기요금 때문에 많은 사회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 조 회장은 "한전을 민영화하면 전력 공공성이 무너지기 때문에 민간이 대주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대신 민간의 목소리를 최대한 사업에 반영해 경영 효율화에 활용할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한전 발주 물량만 바라보는 우리나라 전력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변압기, 전선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 머물지 않고 해외 시장에 적극 진출하며 매출과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 조 회장은 "전력 산업 밸류체인 끝에 있는 전기도 외국과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때가 왔다"고 말했다.

전력망이 연결된 유럽에서는 남는 전기를 인접국에 판매하는 경우가 흔하다. 조 회장은 남부 지방에 밀집한 재생에너지 자원으로 생산한 전기를 해저케이블을 통해 일본에 판매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전력망 확충 문제가 있어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기 어렵다면 일본으로 보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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