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산 등재된 日 사도광산 전시실…‘강제’ 표현 빠져 논란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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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노역에 대한 강제성을 명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정부는 우리 조상들의 강제 노역 피해 현장이라는 역사성을 이유로 사도광산의 등재에 반대해오다, 사도광산 인근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전시실을 마련할 것과 일본 현지에서 매년 노동자 추도식을 개최할 것을 조건으로 등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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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지만, 노역에 대한 강제성을 명시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회의를 열고, 일본 니가타현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결정했다. 한국정부는 우리 조상들의 강제 노역 피해 현장이라는 역사성을 이유로 사도광산의 등재에 반대해오다, 사도광산 인근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전시실을 마련할 것과 일본 현지에서 매년 노동자 추도식을 개최할 것을 조건으로 등재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단 노동자 추도식 개최 부분에서는 큰 우려가 없다. 매년 추도식을 개최하는 것이 한국인 노동자만을 특정한 것은 아니지만 일본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모 태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다.
문제는 전시공간에서 나오고 있다. 앞서 2015년 하시마(端島, 일명 ‘군함도’) 탄광의 유네스코 유산 등재 당시 일본은 조선인 강제 노역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정보센터 설치를 우리 정부에 약속했으나, 이 정보센터는 5년이나 지난 2020년에 조성됐고 조선인들이 ‘차별받지 않았다’는 내용까지 담겨 역사 왜곡 비판까지 일었다. 사실상 외교 실패로 지적받는 대목이다.
이에 우리 정부는 사도광산 전시시설은 선제적 설치를 이끌어냈다. 이번 사도광산 전시물에는 국가총동원법·국민징용령이 한반도에서 시행됐고, ‘모집’ ‘관(官) 알선’ ‘징용’에 조선총독부가 관여했다는 사실, 노동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작업이 부여되고 위반자는 수감되거나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사실 등이 적혔다.
이와 함께 “한반도 출신 노동자는 일본 출신자와 비교해 위험한 갱내 작업에 종사한 사람의 비율이 높았다”는 등 열악한 노동 환경을 보여주는 비교적 자세한 설명도 포함되는 등 진일보한 결과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당시 노역이 강제적으로 이뤄졌다는 명시적인 표현이 빠지면서 핵심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사도광산 전시실에는 ‘강제징용’이 아닌 ‘징용’ 표현만 발견됐다.
우리 정부는 ‘강제 징용’ 부분이 우회적으로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가노 다케히로 일본 유네스코 대표의) ‘명심’ 표현에 과거 약속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라며 “강제성 문제는 우리가 챙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확인(confirm)만 하면 되는 것이고 더 나은 이행 조치를 챙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가노 다케히로 일본 유네스코 대표가 “모든 관련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이와 관련된 일본의 약속을 명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본이 지속적으로 일제 강점기 노무 동원이 강제 노역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이런 흐름을 묵인하는 꼴이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치권 역시 들끓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을 중심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외교참사’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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