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일상의틈`, 통신 떼고 오락의 장으로...K팝 업고 날아올랐다
K팝 협업 효과 톡톡...5~6월 월평균 280% 매출 증가
非 U+ 고객 모집 성공...모바일 앱 가입자 중 70%는 '경쟁사'
"고객들은 통신사 매장에 가면 뭘 사야 하지 않느냐는 압박감을 느낍니다. 그렇다 보니 사람이 붐비는 상권의 매장에도 사람이 잘 찾지 않습니다. 일상의틈은 구매 목적이 없는 고객도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현승 LG유플러스 상무(커머스부문 마케팅그룹 옴니채널CX담당)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 일상비일상의틈byU+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통신서비스와 핸드폰 판매는 과거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디지털 전환과 온라인을 통한 자급제 도입 등으로 온라인의 비중이 급격히 커졌다. 이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살리는 방안으로 옴니채널을 구상했다.
이 상무는 "통신사 오프라인 매장의 위치가 아무리 좋아도 고객들은 방문을 꺼린다. 단말기를 구매하거나 고객서비스를 받을 때를 빼곤 올 일이 없다"면서 "핸드폰 판매, 가입차 유치 등의 목적 없이 고객들이 편안하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일상비일상의틈'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2020년 서울 강남 일상비일상의틈을 오픈했다. 이어 현재 일상비일상의틈 1개, 일상의틈 2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일상의틈은 LG유플러스 대리점을 대리점이 아닌 느낌으로 꾸미면서 고객들이 좋아하는 요소들을 매장 곳곳에 배치한 공간이다. '통신'을 벗고 고객이 구매 목표가 뚜렷하지 않더라도 찾는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이 상무는 "고객을 모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그런데 무료로 상품을 제공하거나 팝업스토어를 여는 것도 큰 효과가 없었다"면서 "고객 관점에서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을 배치했더니 상품 구매를 유도하지 않아도 현장을 즐기면서 원하는 상품을 자연스럽게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옴니채널인 만큼 온라인도 적극 활용한다. 이 상무는 "오프라인의 약점은 고객이 '무엇을 하는지', '얼마나 자주 오는지' 등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라며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면 어떻게 고객을 내방시킬 것인지, 어떤 선택지를 줄 것인지,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등을 분석할 수 있다. 올해부터 매장에서 할인쿠폰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편했다"고 말했다. K팝이나 즐길 거리를 갖춰 친구들과 함께 올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등 재내방을 위한 구조를 갖췄다.
특히 K팝과의 협업 효과가 컸다. 올해 1월 실적은 저조했으나 2~4월 동안 월평균 110% 성장했는데, K팝 콘셉트를 적용한 5~6월에는 월평균 매출이 280%나 증가했다.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은 160만명에 달한다.
K팝 콘셉트를 접목한 서울 홍대, 대구 동성로, 부산 서면 등 일상의틈 3개 지점은 외국인 방문객이 늘어났다. 오프라인으로 K팝 굿즈를 구매하기 어려웠는데 접근성이 좋은 지점을 K팝으로 꾸미면서 '통신 고객'이 아닌 '아이돌 팬덤'이 방문한 것이다. LG유플러스는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내면서 BTS, 도경수(엑소), 윤아(소녀시대), 아이린(레드벨벳) 등 여러 K팝 스타들과 협업했다. 2023년 3월 열린 '레고xBTS 다이나마이트 팝업'이 5만6790명으로 단일 최다 방문을 기록했다.
지난 26일에는 '세븐틴' 부승관이 일상비일상의틈 1층 '포레스트' 팝업스토어를 방문했다. 이날 건물 주변은 세븐틴의 국내외 팬들로 붐볐고 전날 저녁부터 기다린 사람들도 있었다.
이 상무는 "애플 등의 사례를 보면 결국 '팬덤'이 회사 성장으로 이어진다. 트위터를 보니 부승관님이 온다는 소식에 팬들의 감사 메시지가 쏟아졌다. 이런 글들은 돈 주고 하는 광고보다 더욱 파워풀하다"면서 "우리가 상품을 팔려는 자세를 취하면 고객은 달아난다. 고객이 편하게 여러 번 방문하면서 직원들과 안면을 트고 친해지면 언젠가 우리 상품을 구매해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옴니채널 사업은 신규 가입자 유치에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일상비일상의틈' 애플리케이션 누적 가입자 수는 80만명이다. 이중 70%는 타 통신사 고객들이다. 허지철 옴니채널CX담당 공간CX기획팀장은 "여성 고객이 많이 오고, 20대, 30대, 10대 순으로 MZ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결국 남는 건 고객 경험이다. 고객들이 느낀 경험이 우리 매장에 빅뱅을 일으킬 수 있느냐가 핵심"이라며 "통신 상품은 매장 아이템 중 하나일 뿐, 일상의 틈은 K팝, 각종 굿즈, IoT 제품을 보러 온 이들이 통신 상품도 함께 보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김영욱기자 wook95@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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