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AL 종로] ‘한국 축구 장기적인 발전’ 약속한 홍명보 감독 “주도적인 축구 선보일 것”
[골닷컴, 종로] 강동훈 기자 = “공을 소유하는 주도적인 축구 선보이겠다.”
홍 감독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취임 기자회견에 나섰다. 공식적으로 대표팀 새 사령탑이 된 지 16일 만이다. 홍 감독은 선임된 후 이틀 만에 유럽 출장길에 올라 외국인 코치 선임 업무와 유럽파 선수 면담 일정 등을 소화했다. 유럽 출장길에 오를 당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들과 만났지만, 10분가량 짧게 인터뷰했다.
홍 감독은 “앞서 지난 5개월간 여러 논란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저는 K리그 팬들과의 약속을 저버린 것에 대해 한없는 미안한 마음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이 자리에 섰다. 특히 그동안 저에게 큰 성원을 보내주셨던 울산HD 팬 여러분께 사과와 용서를 구하려 한다. 큰 상처와 실망감을 드렸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고개 숙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사과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국 축구는 중요한 전환의 시기에 있다. 4년 주기의 월드컵과 아시안컵 성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표팀을 중심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앞으로 한국 축구의 뿌리인 K리그와 동반 성장하는 대표팀을 꾸려나가겠다. 또한 한국 축구의 소중한 자산이 될 젊은 유망주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홍 감독은 “대표팀은 성적으로 표현되는 결과와 한국 축구만의 확고한 방향과 체계의 확립이라는 과정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저는 그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낼 것이다. 많은 분들의 지적과 따끔한 비판의 목소리 전부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겸손한 자세로 더 듣고 또 들으면서 한국 축구가 계속 전진하는 데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 감독은 대표팀 운영에 대해선 “존중, 대화, 책임과 헌신 세 가지가 중요하다. 앞으로 대표팀을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로 만들겠다. 선수는 스태프를, 스태프는 선수를 존중해야 하고, 선수끼리도 스태프끼리도 마찬가지다. 동시에 각자 위치에서 지켜야 할 선은 명확히 해야 한다”며 “서로 간의 소통이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하면 스스럼없이 대화를 가질 것이다. 저 역시 대표팀 내의 핵심적인 정보를 선수들과 대화를 통해 공유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대표팀 운영에 많은 부분을 오픈하고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그에 따르는 책임과 헌신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선수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그것이 좋은 방향이라면 저는 받아들일 것이다. 그만큼 선수들은 그 권한에 대한 책임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어야 한다. 이 세 가지가 제대로 심어질 수 있는 대표팀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축구는 팀 스포츠다. 각자의 이기심을 접고 작은 희생과 헌신을 보인다면 위기는 기회로 전환된다. 대표팀이라면 그렇게 어려운 상황을 돌파해내는 모습을 축구 팬들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며 “많은 관심을 받는 만큼 좋은 역할을 통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화두를 던질 수 있는 대표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전술적 방향성에 대해 홍 감독은 “기본적으로 공을 소유하면서 경기를 주도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 계획과 전략에 맞춰 경기 흐름을 유도할 것이다. 물론 여러 변수에 따라 상황에 맞는 변화를 가져가야 할 때도 있을 것이다. 특히 더 큰 무대에서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기 어려운 상대를 만날 수도 있다. 하지만 소유의 목적은 분명히 해야 한다. 소유는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비적인 측면에서는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지공 상황과 역습 상황에 대한 확고한 대비를 할 것이다. 수비 시간은 최대한 짧게 가지고 위험 지역에서 최대한 멀리서 공을 탈취할 것이다. 공격에 더 많은 시간을 쓰려면 수비에서 강한 원칙과 대응이 필요하다. 공격과 수비 시 각 지역에서 효율적인 공간 분대를 하고 우리가 어떤 약속된 패턴을 쓸지 훈련에서부터 준비하고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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