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대선 승리 선언에 야권 "부정 선거"···혼돈에 빠진 베네수엘라
선관위 "마두로 51% 득표···당선 확정"
'곤살레스 61%' 출구조사 결과와 배치
야권, 승리 맞선언···美 등도 문제 제기
대규모 불복 운동·망명 등 후폭풍 우려
반미·좌파 성향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대선에서 승리를 선언하며 ‘3선 고지’에 올랐다. 그러나 개표 결과가 앞서 실시된 출구조사와 상반된 결과인 데다 선거·개표 과정 역시 불투명하게 이뤄져 부정선거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야당은 즉시 선거 결과에 반발하며 승리를 맞선언했으며 국제사회 역시 개표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마두로 독재 정권 11년 동안 악화된 경제로 국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규모 폭동이나 국외 이탈 등 대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간) “나의 재선은 평화와 안정의 승리”라며 대선 승리를 선언한 후 “베네수엘라 선거제도는 매우 높은 수준의 신뢰·안보·투명성을 지녔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회(NEC)는 이날 0시 10분께 개표를 80% 진행한 결과 마두로 대통령이 51.2%의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민주야권연합(PUD)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44.2%를 기록했다.
그러나 친(親)여당 성향의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집계한 선거 결과는 앞서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와 배치돼 논란을 불러왔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미국 여론조사 기관 에디슨리서치가 전날 종료된 베네수엘라 대선의 출구조사(유권자 6800명 대상)를 실시한 결과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의 득표율은 65%로 마두로 대통령(31%)를 2배 이상 앞섰다. 베네수엘라 선관위가 선거 및 개표 과정에서 부정 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부 투표소는 마감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계속 열린 상태로 유지됐다. 투표함 봉인과 개표 과정 검증을 위해 현장을 참관하려는 시민 그룹들의 접근이 제한되기도 했다. 이날 대선 결과 발표 후 3만여 개에 달하는 전국 개별 투표소의 집계 데이터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앞서 마두로 대통령은 “대선에 패배할 경우 동족 간 내전이 벌어져 나라가 피바다가 될 수 있다”며 패배 시 선거 결과에 불복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야당 연합은 베네수엘라 선관위의 발표에 불복하고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의 승리를 주장하고 나섰다.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는 부패 혐의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안 마차도와 공동성명을 내고 “베네수엘라는 새로운 대통령을 뽑았으며 그건 바로 곤살레스 우루티아”라며 “우리는 이겼고 전 세계가 그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야당 연합 측은 곤살레스 우루티아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70% 수준을 득표했으며 복수의 독립적인 출구조사들이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사회도 부정선거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발표된 결과가 베네수엘라 국민의 뜻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에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개표의 투명성을 촉구했다. 칠레·코스타리카·아르헨티나 등 최소 11개국 역시 선거 결과에 문제를 제기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현재로서는 3선을 확정했지만 부정선거 논란에 따른 후폭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때부터 이어진 25년 좌파 독재 정권의 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선거 불복 운동이 전개되거나 선거 결과에 실망한 이들의 망명이 심화할 경우 베네수엘라 사회가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선거가 실시되는 동안 전국 투표소 인근에서 폭력 사태가 여러 차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미의 산유국인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 초인플레이션 등으로 10년간 국내총생산(GDP)이 80% 감소하는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생계가 어려워지자 800만 명가량이 국외로 이탈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자리를 지켜낼 경우 내년 1월 10일 새 임기를 시작하며 18년 장기 집권의 문을 열게 된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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