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탈락' 황선우 옆을 지킨 김우민…올림픽 징크스 이제 '팀'으로 이겨낸다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예상하지 못한 탈락이다. 메달권으로 예측되어 왔기에 결승에도 오르지 못한 건 분명 실패한 결과다.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가 주종목에서 더 치고 나가지 못했다.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수영 경영 남자 자유형 200m 준결승 1조에서 1분45초92를 기록했다.
자신의 최고 기록보다 1초가량 늦었다. 결승에 오르려면 1분44초대는 나와야 안정권이다. 예상치 못한 기록으로 조 5위에 머물렀고, 전체 순위에서도 9위에 그쳤다. 결승은 상위 8명이 올라가는 터라 한 계단 차이로 준결승에서 역영을 마쳐야 했다.
결승까지 고작 0.04초 차이였다. 전체 8위였던 마츠모토 가스히로(일본)에 0.04초가 늦어 더 이상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도쿄 올림픽에서 아쉬움이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황선우는 박태환의 뒤를 잇는 한국 수영의 에이스다. 특히 자유형 200m에서 오래 주목을 받아왔다.
이미 3년 전 도쿄에서부터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때는 아직 고등학생의 어린 티를 벗어나지 못했다. 자유형 200m에서 예선을 전체 1위로 통과하고도 결승에서 7위에 머물렀다. 자유형 100m 역시 준결승 4위를 차지해 한국 선수 최초로 올림픽 결선에 올랐으나 5위에 그쳤다.
지금은 다르다. 3년의 시간이 더해지면서 황선우는 이제 올림픽 포디움을 노려볼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 총 6개의 메달을 쓸어담았다. 여세를 몰아 올 2월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아 무대와 세계선수권까지 모두 금메달을 챙긴 황선우에게 하나 남은 건 올림픽이었다. 다비드 포포비치, 카스 마르텐스, 루크 홉슨, 덩컨 스콧 등 자유형 200m에선 워낙 강자들이 많아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었지만, 적어도 메달권엔 여유 있게 들어갈 거라 예상됐다.
예선 때 몸놀림도 가벼웠다. 황선우는 1분45초13으로 전체 4위에 오르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포포비치 바로 옆에서 그의 속도에 발을 맞췄다. 24초46으로 50m 스타트를 끊은 뒤 계속해서 27초대의 랩타임을 유지하면서 포포비치 다음으로 들어오는 데 성공했다. 전체 순위로는 4위로 메달권을 노려볼 만한 출발에 성공했다.
스스로 느낀 컨디션이 괜찮았다. 예선을 마쳤을 때만 해도 "어느 대회든 예선이 가장 힘들다. 그래도 1분46초1대의 기록은 지금까지 메이저대회 중 가장 편안한 레이스였던 것 같다"며 "그래도 물에 들어가서 처음 스타트를 했을 때부터 레이스가 감이 괜찮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더욱 준결승은 가볍게 통과하리라 봤는데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졌다. 출발은 좋았다. 첫 100m 구간까지 조 선두로 달렸다. 기록은 50초95. 전체로 봐도 포포비치를 제외하면 황선우보다 빠른 선수는 없었다.
레이스 중반 갑자기 힘이 떨어졌다. 다른 선수들은 스퍼트를 올리는데 황선우는 속도가 느려졌다. 100∼150m의 50m 구간 기록이 27초67,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이 27초30으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결국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황선우 본인도 놀랄 정도로 충격적인 탈락이었다. 본인도 이유를 찾지 못했다. 경기 직후 취재진을 만나 "레이스에서 어디가 잘못됐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분명히 오전과 준결승 뛰기 전가지 몸이 괜찮아 잘할 것 같았는데 마지막 50m에서 과부하가 크게 걸렸다. 페이스가 그래서 많이 떨어졌다"라고 당혹감을 숨기지 못했다.
아쉬움이 계속 묻어났다. 황선우는 "9등이라는 결과가 정말 한 끗 차이로 결승에 못 가게 돼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을 쉽사리 끝맺지 못했다. 그래도 도쿄 때보다 성숙해진 황선우는 "오늘은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며 "후회보다 수영 선수로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 많은 교훈과 경험을 얻었다. 또 앞으로 올림픽이 끝난 것도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당황하는 황선우 옆에 김우민이 계속 함께했다. 황선우와 김우민은 한국 수영에 르네상스를 몰고 온 원투펀치다. 김우민이 자유형 400m 동메달로 기세를 올리며 황선우에게 큰 힘을 주기도 했다. 이날 200m는 자신의 주 종목이 아니었지만 준결승까지 올라가는 성과를 냈다. 본인에게는 성공적인 올림픽인데 동생의 탈락을 옆에서 다독거리기에 바빴다.
김우민은 "선우가 누구보다 열심히 준비한 걸 알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아쉬운 마음이 좀 많이 크다"며 "오늘 있었던 아쉬움을 빨리 털어내고 집중 잘해서 3년 동안 준비한 모습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다시 잘 보여줬으면 한다"라고 응원했다.
황선우 옆에는 이제 동료들이 함께한다. 앞으로 자유형 100m와 계영 800m, 혼계영 400m를 준비한다. 개인 종목 못지않게 계영 800m에서 합작해 올림픽 첫 메달을 목표로 한다. 대표팀은 올해 2월 도하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메달을 시작으로 남자 단체전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올림픽 첫 시상대 등극을 바라보고 있다.
이 여정에 황선우와 김우민은 확고한 영자다. 여기에 이호준(제주시청)이 가세해 3명의 필승 라인업을 더했다. 남은 한 자리가 고민인데 수영 대표팀의 이정훈 총감독은 엔트리를 4명이 아닌 6명(황선우, 김우민, 이호준, 김영형, 이유연, 양재훈)으로 늘려 여럿이서 힘을 모아 네 번째 영자 역할을 할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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