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맥 축구 논란' 직접 꺼낸 홍명보 감독 "10년 전 실패" 인정... 우직한 정면 돌파 선언[축구회관 현장]
홍명보 감독은 29일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 나섰다. 취재진 앞에 선 홍명보 감독은 인사와 함께 A4 용지 8장 분량의 취임사를 읽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위르겐 클린스만(60) 경질 후 5개월 만에 홍명보 감독을 정식 사령탑에 데려왔다. K리그1의 울산HD를 지도하던 홍명보 감독은 급히 지휘봉을 내려놓고 대표팀으로 향했다.
10년 만의 대표팀 복귀다. 홍명보 감독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본선 직전 한국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왔다. 대회 성적은 조별리그 1무 2패.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든 홍명보 감독은 자진 사임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은 "10년 전에는 많은 기대와 박수를 받으며 대표팀 감독을 시작했다"라며 "지금의 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라며 "실패 역시 좋은 경험이었다. 이를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의연히 말했다.
심지어 홍명보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본인을 직접 깎아내리기도 했다. '의리 축구라는 지적도 있었다'라는 질문에 홍명보 감독은 "맞는 말씀이시다. 10년 전은 실패다. 제가 아는 선수만 뽑는다는 '인맥 축구'라는 지적도 있었다. 인정한다"라며 "K리그 선수를 잘 몰랐다. 예를 들어 이번 주에 골을 넣은 선수만 뽑기도 했다"라고 회상했다.
홍명보 감독은 "K리그에서 3년 반 동안 생활했다. 각 팀의 주요 선수나 그들의 대체 선수 명단까지 안다. (나는)10년 전과 굉장히 큰 차이가 있다"라며 "경기력이 좋은 선수라면 대표팀에 누구라도 올 수 있다. 새로운 팀을 만들겠다"라고 설명했다.
연령별 대표팀과 연계성 실현을 강조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 U-20 국가대표팀 감독직을 지내기도 했다. A대표팀과 연령별 팀의 운영 방식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A대표팀에서 쓰는 전술이 U-20이나 U-23에도 적용되면, (월반)선수의 적응이 크게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예전처럼 선수 혹사 논란이 나올 수도 있지만, 소통만 있으면 문제없을 것이다. 이번 대표팀 감독 수락 과정에서 나온 축구협회의 주요 정책이었다"라고 알렸다.
선수단 분위기 쇄신을 자신하기도 했다. 홍명보 감독은 "카리스마형 감독으로 알려져 있는데, 나는 수평적인 사람이다. 그렇게 딱딱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축구는 팀 스포츠다. 팀 문화와 정체성 모두 탄탄해야 강한 팀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당장 선수단에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9월 2026 FIFA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에 돌입한다. 홍명보 감독은 "시간이 많지 않다"라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그대로 주장을 맡을 것이다. 앞으로도 신뢰하겠다"라며 "지금껏 주어진 역할을 하지만,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도록 하겠다. 그가 경기를 더 잘 뛸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전했다.
잡음과 논란 속에서 대표팀 복귀를 선택한 홍명보 감독이다. 이임생(52) 기술이사의 읍소 끝에 감독직을 수락한 점은 인정했다. 홍명보 감독은 "이임생 이사와 대화 후 한국 감독을 맡기로 했다. 밤새 고민한 끝에 수락 의사를 전달했다"라고 덧붙였다.
정식 감독으로서 시작을 알린 홍명보 감독은 오는 9월에 첫 공식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대표팀은 9월 2일에 소집된 3일 뒤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신문로=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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