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녕부터 기보배까지, 한국 여자 양궁의 빛나는 역사...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이 이어 받는다!

최대영 2024. 7. 2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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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양궁이 파리 센강변에서 '명궁의 철옹성'을 완성했다.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10연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김수녕 다음으로 많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 선수는 박성현과 기보배다.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한국 양궁 대표팀 선발전 통과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양궁의 선수 선발은 엄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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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양궁이 파리 센강변에서 '명궁의 철옹성'을 완성했다. 임시현, 남수현, 전훈영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대표팀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시작된 10연패의 신화를 이어갔다. 

이는 올림픽 역사상 특정 국가가 특정 종목에서 이토록 오랫동안 금메달을 독식한 드문 사례로, 미국 남자 수영팀의 400m 혼계영 10연패, 중국 여자 탁구의 단식 9연패, 중국 여자 다이빙의 스프링보드 9연패와 비교될 만한 성과다.

한국 여자 양궁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은 김수녕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고교 2학년생이었던 김수녕은 왕희경, 윤영숙과 함께 여자 단체전에 나서 인도네시아를 30점 차로 이기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이은경, 조윤정과 함께 두 번째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다. 1993년 결혼과 함께 은퇴를 선언했던 김수녕은 1999년 다시 활을 잡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여 김남순, 윤미진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12점 차로 이기며 세 번째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김수녕은 올림픽에서 총 4개의 금메달과 은메달, 동메달 1개씩을 수확하며, 지금까지 김수녕보다 많은 금메달을 따낸 양궁 선수는 없다. 시드니를 끝으로 은퇴한 김수녕은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자제들의 양궁 교사가 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한국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위를 떠난 화살에는 미련을 두지 않는다'는 김수녕의 말은 양궁의 금과옥조로 여겨진다.

김수녕 다음으로 많은 올림픽 금메달을 딴 한국 양궁 선수는 박성현과 기보배다. 박성현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모두 개인전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양궁 그랜드슬래머'로 남아있으며, 올림픽 단체전에서 두 차례 우승에 기여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에서는 윤미진, 이성진과 함께 출전하여 중국을 상대로 펼친 결승전에서 1점 차로 우승했다.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도 박성현은 주현정, 윤옥희와 함께 흔들림 없이 우승을 이뤄냈다. 

기보배는 2012년 런던 대회에서 이성진, 최현주와 함께 폭우 속에서 값진 금메달을 손에 쥐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서도 기보배는 단체전 금메달을 수확하며 8연패를 이뤄냈다. 박성현은 현재 전북도청 감독으로 후배를 양성하고 있으며, 기보배는 지난 2월 은퇴 후 모교인 광주여대 교수로 임용되었다. 두 선수 모두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파리에 와 후배들을 응원했다.

한국 여자 양궁의 성공은 투명한 선수 선발 시스템에 기인한다. '올림픽 금메달 따기보다 한국 양궁 대표팀 선발전 통과하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국 양궁의 선수 선발은 엄격하다. 
새내기부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까지, 계급장 다 떼고 온전히 실력만으로 총 5차에 걸친 선발전을 거쳐 올림픽 등 주요 국제대회에 출전할 선수를 뽑는다. 정성적 요소를 철저히 배제하고 오로지 정량적 요소로만 선수 간 우열을 가려내는 이 시스템 아래에서 각 실업팀, 대학팀, 유소년팀 지도자들은 파벌 싸움 없이 선수 육성에만 전념한다. 대한양궁협회의 행정인들도 투명한 행정으로 경기인들을 뒷바라지한다.
1985년부터 회장사를 맡은 현대자동차의 지원과 양궁인들의 노력이 더해지면서 양궁협회는 가장 모범적인 체육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최경환 대한양궁협회 사무처장은 "여자 단체전 10연패는 현대차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 아래 양궁 경기인, 행정인이 서로 두터운 신뢰를 쌓아왔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한국 여자 양궁의 신화는 2020년대에도 이어지고 있으며, 파리에서의 낭보는 그 신화를 더욱 공고히 했다. 
사진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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