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피칠갑한 황정민, 욕망의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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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에는 '맥베스'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맥베스 역은 미친 연기력으로 수많은 히트작을 만들어낸 한국 영화계의 대표 배우 황정민이 맡았다.
올초 영화 '서울의 봄'에서 전두광 역을 맡아 욕망의 끝을 보여준 황정민은 '리차드 3세'(2018, 2022) '오이디푸스'(2019) 이후 2년만에 무대에 올라 여전한 기량을 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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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에는 ‘맥베스’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양손에 피칠갑을 한 채 무대에 오른 황정민은 광기와 욕망의 집합체다. 충직했던 신하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살인마, 그리고 광기에 미쳐버린 맥베스를 연기하는 황정민은 미쳤고, 그의 미친 연기는 관객들을 제대로 소름돋게 만든다.
‘맥베스’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마지막 작품으로,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의 본질을 다루며 가장 화려하고 잔혹한 작품으로 꼽힌다. 샘컴퍼니 연극 시리즈의 여섯번째 주자인 ‘맥베스’는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관객들의 머리 위 허공을 가르는 까마귀떼와 함께 시작하는 공연은 여성이 아닌 남성이 연기하는 세 마녀(윤영균, 임기홍, 김범진)의 등장과 함께 본격화된다. 이들이 시체를 주워담고, 사탄을 상징하는 숫자 ‘666’을 외치고, 밧줄을 이요해 ‘육망성’을 그리는 모습은 오컬트적인 분위기를 넘어 그로테스하다. 세 마녀는 맥베스(황정민)가 영주를 거쳐 왕이 된다고 예언하고, 그렇게 파국이 시작된다.
빔프로젝터와 레이저 등을 활용한 현대적인 연출로 극의 감정선을 더욱 폭발시킨다. 전쟁 중인 등장인물들은 칼 뿐만 아니라 총을 들고 싸우고, 이들은 영상통화로 승전보를 전한다. 던컨 왕(송영창)의 최후의 모습은 무대 벽면에 커다랗게 송출된다. 무채색으로 이뤄진 무대에서 산 자는 모두 검은 옷을 입었다. 죽은 자가 입은 흰 옷과 강렬한 대비를 이룬다.
그렇지만 극이 내내 어둡기만 하진 않는다. 만찬 장면에서는 핸드 마이크를 들고 마치 노래방 회식 분위기를 연출해 웃음을 유발한다, 던컨 왕의 아들 맬컴(홍성원)이 현악기 발랄라이카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장면은 미소를 자아낸다. 특히 맥베스 성의 문지기가 관객들에게 장난을 거는 장면에서는 폭소가 이어진다.
충직한 신하이자 장군이었던 맥베스는 세 마녀의 유혹과 레이디 맥베스(김소진)의 부추김에 결국 주군의 피를 손에 묻히고 절친한 친구 뱅코우(송일국) 마저 죽인 뒤 그의 유령을 보고 겁쟁이처럼 두려움에 떤다. 황정민은 한 사람이 욕망으로 타락하는 모습을 처절하게 연기해낸다.
그리고 버넘 숲이 옮겨지고, 어머니의 몸을 찢고 태어난 이가 맥베스의 앞에 나타난다. 멸망의 앞에서 “바람아 불어라, 오너라 파멸아!”를 덤덤하게 외치는 맥베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러닝타임 120분(인터미션 없음). 오는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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