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김주애 후계자 수업 진행 중”

국정원은 활동 노출·정보사는 신상 유출
국정원 등 정보 라인의 인적 쇄신 불가피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가정보원이 29일 “북한이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를 현 시점에서 유력한 후계자로 암시하며 후계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원으로부터 최근 북한 도발 움직임 및 최고 지도부 근황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현안 보고를 받았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의 건강과 관련해 “김정은의 몸무게는 140㎏ 초고도비만 상태로 건강상태를 면밀 추적 중에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날 미국 중앙정보부(CIA) 출신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접촉 과정에서 요원들의 신분이 노출되는 첩보 참사에 이어 해외·대북 군사 정보 수집과 첩보 업무를 담당하는 국군정보사령부의 해외 요원(일명 ‘블랙요원’) 신상 정보 유출 사건까지 터지면서 ‘정보 안보’에 큰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 속에 국회에 현안 보고를 했다.

국회 국방위원회와 군 당국에 따르면 정보사 내부 컴퓨터에 저장된 첩보 요원, 즉 휴민트(인적정보) 신상 등 기밀 자료가 정보사 현장 요원으로 일하다 전역 후 재취업한 군무원 A씨의 개인 노트북 컴퓨터로 빠져나갔고, 이 노트북에 있던 자료들이 다시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발견됐다

군 당국은 기밀 정보 다수가 북한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고 ‘보안 사고’ 보다는 ‘간첩 행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방첩기관인 국군방첩사령부가 수사에 착수, A씨는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국군방첩사령부가 정보 유출 정황을 먼저 인지하고 정보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가 특정됐고, 지난달 말 A씨를 입건했다. 정보사는 요원 신상 등 민감 정보 유출 사실을 사전에 인지조차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방첩사가 수사 중이며 향후 필요한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해당 군무원은 현재 직무배제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