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자료 공방에 넥타이 색상까지…여야 정쟁 번진 경찰청장 청문회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7.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할 때까지 인사청문회 연기를 요청합니다."(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배우자와 자녀 간 송금 내역이나 통장 내역을 요구하는 것은 인사청문회 취지와 본질에서 벗어납니다."(조은희 국민의힘 의원)

"후보자 드레스코드가 빨간색 넥타이인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

2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공방이 오갔다. 조 후보자 자녀 유학,오피스텔 매입과 관련 가족 간 송금 내역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는 것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한편 조 후보자의 넥타이 색상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이날 오전 10시 국회 행안위에서 열린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조 후보자 자녀의 해외유학 자금원 증빙자료인 해외송금내역 등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경찰청에 징계요구서와 감찰결과서, 징계결정서를 제출해달라 했지만 자료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관례가 없는 일을 관례로 만드는 청문회를 이대로 진행해도 되나 싶다"라며 "후보자가 자료를 제출할 때까지 인사청문회 연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2024.7.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여당 의원들은 적극 반박했다. 조승환 국민의힘 의원은 "해외에 있는 자녀가 동의를 거부하면 자료를 받을 방법이 없다"며 "가지고 있는 자료로 내용을 추정하고 후보자한테 질의하고 답변을 이끌어내는 것이 위원들의 몫이자 역할"이라고 밝혔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정부 시절에 민갑룡 청장 인사청문회에서도 직계비속의 동의가 없어서 관련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다"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최대한 성실하게 자료 요구에 응하기 위해 주말 동안 자녀들의 자산과 부동산 거래내역, 가상화폐 보유내역 등 사실관계 내역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넘어 배우자와 자녀 간 송금 내역이나 통장 내역을 요구하는 것은 인사청문회 취지와 본질에서 벗어난다"고 했다.

조 후보자의 넥타이 색상도 거론됐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 후보자에게 "후보자 드레스코드가 빨간색 넥타이인데 특별한 의미가 있나"며 "국민의힘에 충성하겠다는 맹세로 오신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자는 "특별한 의미가 없고 얼굴과 가장 잘 맞는 '코디'를 받았을 뿐"이라며 "5가지 넥타이를 두고 코디 팀이 얼굴에 대보고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고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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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호 "배우자 위장전입 문제, 제 불찰…'마약수사 외압 의혹' 조병노 경무관, 인사조치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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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조지호 경찰청장 후보자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7.29/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배우자의 위장전입 문제에 대해선 인정했다. 조 후보자는 "남양주시에서 서울 송파구로 이사하는 과정에서 남양주 아파트의 전세 매물이 빠지지 않아 담보(대출)가 필요해 배우자가 이전 집에 주민 등록을 뒀다"며 "사실상 위장 전입한 게 맞다. 제 불찰"이라고 말했다.

배우자가 2015년 1월5일 서울 송파구 모처로 이사했다가 2월 영등포로 옮기고, 같은해 8월21일에 송파구 모처로 다시 주소지가 바뀐 것에 대해 조 후보자는 "2015년 1월5일에 (남양주 아파트) 전세금을 받아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라며 "(그 이후에) 처조카가 서울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면서 처형이 부탁해서 (배우자가) 대신 전세계약을 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또 마약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 조병노 경무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백모 경정은 지난해 영등포서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마약 조직원들과 세관 직원들의 유착 의혹을 수사할 당시 서울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던 조 경무관으로부터 '보도자료에서 관세청을 빼라'는 수사 외압을 받았다며 조 경무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조 후보자는 수사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한 백 경정을 최근 서울 영등포서 형사과장에서 강서서 화곡지구대장으로 발령낸 데 대해선 "사건이 서울청 집중수사 지휘사건으로 돼 있기 때문에 주요한 내용을 서울청에 보고할 의무가 있는데 (백 경정이) 여러 차례 공보규칙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조 후보자는 사건 수사 필요성을 묻는 말에는 "관련된 내용은 백 경정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더 중요한 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누구를 움직여 조 경무관에 대한 징계를 무마했는지 수사하는 게 중요하지 않냐"고 하자 조 후보자는 "이 전 대표가 조 경무관을 언급하면서 징계 위기를 설명하고 구명했다는 단서가 나오면 수사할 부분"이라고 했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