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솥밥 시청 간부한테 고소당한 ‘생태수도 순천시장님’…무슨 일이?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2024. 7. 29.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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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는 인구 28만 명의 중소도시다.

그런 생태수도 순천시장이 부시장과 함께 한솥밥을 먹던 사이인 시청의 한 국장급 간부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고소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A 서기관은 고소장에서 "노 시장이 부당한 퇴직을 강요하고 무리한 징계 시도를 했으며 잦은 좌천성 인사 발령을 내는 등 인격적 모욕과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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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 서기관 A씨 “괴롭힘 일삼았다” 주장
순천시 “일방적 주장일 뿐…법대로 대응”

(시사저널=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전남 순천시는 인구 28만 명의 중소도시다. 그렇지만 이 도시를 이끄는 노관규 순천시장은 이제 어엿한 '대한민국 생태수도 시장님'으로 불린다. 대한민국 대표 국제행사의 표본으로 자리 잡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공 가도에 그의 '리더십'이 평가받으면서다. 

그런 생태수도 순천시장이 부시장과 함께 한솥밥을 먹던 사이인 시청의 한 국장급 간부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혐의로 고소당해 파문이 일고 있다. 

​노관규 순천시장이 지난해 프레스데이에서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성과와 미래 비전에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순천시​

이 사건은 공무원 조직 내에서 4급 서기관이 기관장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감행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공무원 조직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일반적으로 부서장 정도를 가해자로 지목하고 있으나 고위직이 기관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시청 안팎에선 고소에 따른 최종 사법적 판단을 떠나 노관규 시장의 리더십과 조직 운영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9일 순천시에 따르면, A 서기관은 최근 노관규 시장과 유현호 부시장에 대해 직장 내 괴롭힘과 모욕·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로 순천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A 서기관은 고소장에서 "노 시장이 부당한 퇴직을 강요하고 무리한 징계 시도를 했으며 잦은 좌천성 인사 발령을 내는 등 인격적 모욕과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유 부시장에 대해서도 "노 시장의 부당한 의도에 따라 명예퇴직을 관철하기 위해 끊임없이 압박하며, 연이은 간부회의 불참을 요구하고 출장 결재를 지연시키는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업무 배제와 집단 따돌림을 자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소 내용에서 주목되는 점은 인사상 불이익 등 업무적인 것 이외에 노 시장이 인격적 모욕을 일삼았다고 주장한 부분이다. A 서기관은 고소장에서 "시장이, 000 자네는… 등 직위 대신 이름만 부르고 강압적·명령적인데다 어린아이 대하듯 멸시·조롱했다"며 "시장의 잦은 막말로 비참하고 처절한 모욕감을 느끼며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A 서기관은 내년에 퇴직할 예정인데, 인사·징계 문제로 노 시장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A 서기관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전남도에 징계를 취소해달라고 소청을 제기하는 등 반발해왔다. 앞서 "시장·부시장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공무원 요양 신청서'를 냈고 인사 혁신처는 지난 2일 이를 인정했다. 그는 전임 시장 시절 서기관으로 승진했다. 

이에 대해 순천시는 "A 서기관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다"며 "법에 따른 절차대로 대응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순천시 국장급 간부가 순천경찰서에 낸 고소장 ⓒ독자 제공

현재로선 A 서기관의 고소에 따른 유·무죄 판단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시장을 단죄할 수는 없다. 하지만 노 시장은 국장급 간부로부터 고소당한 사실 자체만으로도 통합적 리더십에 타격을 받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 시장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시장이 일만 잘하면 되지 뭘 또 잘해야 한다요. 욕한 놈들 내비둬 부시오. 그것들은 늘 그래라'라는 지지자의 말을 인용하며 "때론 투박한 응원 말씀들이 큰 에너지가 된다"고 썼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선 노 시장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순천의 한 인사는 "일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예나 지금이나 '나를 따르라'는 노 시장의 독선은 변하지 않고 똑 같다. 이번 고소 사태만 해도 진실 공방을 떠나 리더십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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