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선점하자" 우주도 입지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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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발사 후 '라그랑주점 2(L2)'로 향한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로먼 우주망원경을 포함해 유럽우주국(ESA) 우주망원경 '플라토',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의 중력파 관측 탐사선 '라이트버드' 등 7개의 우주탐사선이 L2로 향할 예정이다.
L2는 지구와 태양 간 형성되는 라그랑주점 5개 중 하나다.
많은 우주탐사선이 몰리는 L2는 태양을 등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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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日 등 7개 탐사선 '눈독'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낸시 그레이스 로먼 우주망원경은 발사 후 '라그랑주점 2(L2)'로 향한다. 지구와 약 150만㎞ 떨어진 L2는 지구와 태양의 중력이 상쇄되는 지점이다. 이곳에 탐사선을 두면 연료를 많이 쓰지 않고도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궤도를 유지할 수 있다. 라그랑주점은 심우주 관측 같은 과학연구는 물론 군사안보 측면에서의 감시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수 있는 전략적 가치가 높은 곳으로 꼽힌다.
25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로먼 우주망원경을 포함해 유럽우주국(ESA) 우주망원경 '플라토', 일본항공우주개발기구(JAXA)의 중력파 관측 탐사선 '라이트버드' 등 7개의 우주탐사선이 L2로 향할 예정이다. 현재 L2에서 운용 중인 탐사선은 모두 4대다. L2를 향한 국가 간 자리 선점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
라그랑주점은 18세기 프랑스 수학자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의 이름을 딴 것이다. L2는 지구와 태양 간 형성되는 라그랑주점 5개 중 하나다. L2를 포함해 L1과 L3 등 3개는 지구와 태양을 잇는 일직선상에 있고, L4와 L5 등 나머지 2개는 두 천체와 정삼각형을 이루는 꼭짓점에 존재한다.
라그랑주점은 지점별로 특성을 가진다. 많은 우주탐사선이 몰리는 L2는 태양을 등지고 있다. 햇빛을 이용한 태양광 발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탐사선 앞쪽으로는 햇빛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심우주 관측에 있어 최적의 장소로 꼽히는 이유다.
L1은 태양 쪽을 향해 있어 태양 관측에 유리하다. NASA 태양관측선 '소호', 인도의 태양 탐사선 '아디트야' 등이 L1에 자리를 잡았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내년 발사할 우주전파환경 관측위성 'SWFO-L1'도 L1으로 향한다.
L3로 향하는 탐사선은 없다. 태양에 가로막혀 지구와의 통신이 불가해서다. L4와 L5는 한번 이탈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는 L1, L2, L3와 달리 지점을 이탈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수직 주기 궤도를 갖고 있어 안정성이 높다.
한국은 우주항공청 주도로 세계 최초의 L4 탐사선 개발을 추진한다. L4에 태양권 우주관측소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총중량 2500㎏의 우주탐사선을 2033~2034년 사이 발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포함해 여러 국가들이 라그랑주점에 탐사선을 보내는 것은 '선점'의 목적이 크다. 우주과학기술정책 연구자인 신상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많은 국가들이 과학연구나 국가 안보 측면에서 라그랑주점을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며 "우주 정지궤도나 통신 주파수에 대한 경쟁이 벌어지는 것처럼 라그랑주점 선점에 대한 경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과학계 관계자는 "L4를 탐사하겠다는 결정은 내렸지만 왜 L4로 가는지 이유를 우주항공청이 설명한 적이 없다"며 "우주항공청이 바라보는 L4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무엇인지 정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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