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문구 빠진 일본 사도광산 전시

김지영 2024. 7. 2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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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동원됐던 일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 일본이 한국과 합의해 설치한 전시 공간에 '강제성' 표현이 담기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도광산과 관련해 앞서 일본은 한국 측에 동의를 얻기 위해 △사도광산 인근에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전시물 설치 △한반도 출신을 비롯한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도식을 매년 개최하겠다는 조치를 내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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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유네스코 대표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관련된 일본의 약속 명심할 것"
외교부 "'명심' 표현에 약속 이행 담긴 것...'강제노동 표현 배제' 사전 합의설은 사실 무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서 조선인 노동 설명 보는 방문객. / 사진=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동원됐던 일본 사도광산을 유네스코에 등재하기 위해 일본이 한국과 합의해 설치한 전시 공간에 ‘강제성’ 표현이 담기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사도광산과 관련해 앞서 일본은 한국 측에 동의를 얻기 위해 △사도광산 인근에 조선인 노동자에 대한 전시물 설치 △한반도 출신을 비롯한 사도광산 노동자들을 기리기 위한 추도식을 매년 개최하겠다는 조치를 내걸었습니다.

이에 공개된 사도광산 전시물에는 국가총동원법·국민징용령이 한반도에서 시행됐고, ‘모집’·‘관(官) 알선’·‘징용’에 조선총독부가 관여했다는 사실이 담겼습니다. 노동자들에게 의무적으로 작업이 부여되고 위반자는 수감되거나 벌금을 부과받았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또한 “한반도 출신 노동자는 일본 출신자와 비교해 위험한 갱내 작업에 종사한 사람 비율이 높았다” 등 열악한 노동 환경을 보여주는 설명도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강제동원’을 명시하지 않아 일본의 역사부정을 수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조선인 노동 전시 공간. /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공개된 사도광산 관련 전시물에도 해당 표현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강제’가 빠진 ‘징용’ 표현만 발견됐습니다.

일본 대표단이 2015년 군함도 등재 당시 ‘강제’를 인정하고 발언 내용을 도쿄의 군함도 정보센터에 전시한 걸과 달리, 이번 유네스코 회의에서는 일본 대표의 명시적 언급이 없었습니다.

가노 다케히로 일본 유네스코 대표는 “모든 관련 세계유산위원회 결정과 관련된 일본의 약속을 명심할 것”이라는 입장만 밝혔습니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명심’ 표현에 과거 약속을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라며 “강제성 문제는 우리가 챙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확인만 하면 되는 것이고 더 나은 이행 조치를 챙기려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대표의 발언을 통해 강제 노역의 부분을 우회적으로 확인했다는 겁니다.

'조선인 노동' 전시된 일본 사도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 사진=연합뉴스


이 관계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때 ‘강제노동’이란 표현을 쓰지 않기로 한국 정부와 합의했다는 요미우리 신문 보도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해당 보도 내용에 이날 성명서를 내고 “사전 조율을 거쳐 강제노동 표현을 배제한 것이라면 제2의 매국 행위”라며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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