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에 출렁이는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명 오더 전대’ 내부 비판도

이유진 기자 2024. 7. 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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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포스터. 이재명 당대표 후보와 함께 김민석·한준호 최고위원 후보를 지지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민주당이나 후보 측 공식 포스터는 아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중반부로 접어든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경선에서 ‘찐이재명(진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최고위원 후보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확대명’(확실히 대표는 이재명) 기류 속에 최고위원 경선에서도 ‘명심’(이재명 전 대표의 마음)이 최대 변수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당내 일부에서도 “뜻대로 되면 제왕적, 뜻대로 안되면 리더십 타격”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명심 수석최고위원 후보’로 꼽히는 김민석 후보는 지난 주말 지역 순회경선에서 최고위원 경선 1위를 기록했다. 지난주 4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정봉주 후보가 누적득표 1위를 지키고 있으나 두 후보 격차는 일주일 새 9.08%포인트에서 1.87%포인트로 좁혀졌다. 또 다른 명심 후보인 한준호 후보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현재 6위인 한 후보는 누적 12.06%를 기록해 5위인 이언주 후보와의 격차를 0.09%포인트까지 좁혔다.

이런 상승세에는 이 후보의 ‘명심 공개’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김·한 후보는 당원들 사이 ‘이재명 픽(선택)’으로 거론돼 왔다. 이 후보는 경선 초반 김 후보가 4위에 그치자 지지자들 앞에서 “김민석 후보의 표가 왜 이렇게 안 나오는 것이냐”라며 의문을 표해 논란이 됐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의 지원 의사가 확인됐다고 보고 ‘명석한(이재명·김민석·한준호) 민주당’ 등으로 세 후보를 묶어 홍보하기도 했다.

명심으로 출렁이는 전당대회에 대해 당내 일부에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이재명 일극체제’에 대한 안팎의 비판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 구성에서도 획일적 목소리가 굳어지면 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거란 목소리가 나왔다.

한 다선 의원은 통화에서 “최고위원을 두는 이유가 지도부 구성의 다양성을 위한 것인데 지나치게 편중되는 데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이 후보가 명심을 드러내는 전략이 옳은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뜻대로 되어도 제왕적이란 비판을 받을 것이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리더십에 타격을 입는 것”이라고 말했다. ‘확대명’ 기조가 굳어진 민주당 전당대회가 컨벤션 효과를 얻지 못하면서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쳐지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간 ‘명심 전대’에 대한 공방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김두관 당대표 후보의 지난 27일 ‘개딸(강성 지지층)의 당 점령’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강선우·한준호 후보는 이날 김 후보를 향해 ‘내부 총질을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전날 “총구는 밖으로 향하자”라고 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후보는 ‘오더’가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언주 후보는 지난 27일 밤 유튜브 생방송에서 “누군가의 오더로 조직표가 움직인 것 같다” “당원 중심 민주정당을 만든다면서 이렇게 조직표를 움직여 하는 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일부 강성지지자들이 이 후보의 이같은 발언에 ‘명심 저격’이라 비판하면서 이 후보 측은 유튜브에서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정봉주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민석 후보가) ‘명심’ 때문에 선전했다’는 분석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진행자 질문에 “추격하는 게 무섭지 않다”며 “당내 경선은 축제고 원팀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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