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출 힘주다가 "앗차"…'중소기업 연체' 심상찮다

이병권 기자 2024. 7. 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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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꿈틀거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0.39%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평균 연체율 0.32%와 견줘 7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경쟁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하다 지난 2~5월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가 대기업대출 평균금리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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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 정보 및 포트폴리오 변화/그래픽=김현정

국내 대형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꿈틀거린다. 내수 부진과 파산 등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중소기업이 늘면서 연체액도 1년 새 30% 가까이 증가했다. 은행들은 부실 위험이 적은 대기업대출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중소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0.39%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평균 연체율 0.32%와 견줘 7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액도 2조1457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6599억원) 대비 29.3%(4858억원) 늘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의 상반기 중소기업 연체율이 0.39%로 1년 전(0.26%)보다 13bp 올라 가장 상승폭이 컸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4bp 오른 0.36%, 하나은행은 4bp 상승한 0.40%, 우리은행은 5bp 상승한 0.39%를 나타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현상과 내수 부진으로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 차주들이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만2962개를 대상으로 올 1분기 기업경영을 분석한 결과 중소기업 매출은 1년 전보다 6.9% 감소했다.

업황이 악화하면서 파산신청 건수도 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법원에 접수된 법인 파산신청 건수는 987건으로 1년 전(724건)에 비해 36.3% 늘었다.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2022년 상반기(452건)부터 네 반기 연속 증가해 2년 간 약 2배 가량 늘었다.

은행권은 그간 가계대출 증가세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기업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성장을 꾀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 1년 간 4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약 4.6% 증가할 때 기업대출 잔액은 약 11.1% 늘어나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경쟁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시하다 지난 2~5월 국내 은행권의 중소기업대출 평균금리가 대기업대출 평균금리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문제는 대출의 질이었다. 고금리를 버티지 못하는 개인사업자·자영업자들이 빚 갚기를 포기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취약차주의 비중이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당분간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체율 상승을 방어하기 위해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낮은 대기업 위주로 기업대출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리고 있다. 4대 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상반기와 견줘 21.8%(37조2179억원)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약 7.5%(38조9319억원) 증가에 그쳤다. 기업대출 잔액에서 대기업대출 비중은 24.8%에서 27.2%%로 커졌다.

한은도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서울과 지방 소재 저신용 중소기업에 9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을 내년 7월 말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한은은 "취약·영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폐업 확대 등 경영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지원 조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개인사업자(SOHO) 쪽 연체율이 잡히지 않고 있어 불안정하다"며 "산업별로도 리스크가 달라서 기업대출 심사를 꼼꼼하게 강화하는 기조도 이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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