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사 2Q '어닝서프라이즈'…ELS 사태, 빠른 회복 및 비은행 이익 개선

홍성완 기자 2024. 7. 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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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시장예상치보다 17% 높은 실적 달성하며 리딩뱅크 자리 사수
신한‧우리 시장예상치 10% 이상 상회, 하나금융 분기 실적 1조원 시대 돌입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올해 2분기 4대 금융사 실적이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전체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 시즌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특히 KB금융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 사태와 관련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시장 예상치를 17% 이상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시장 예상치를 10% 이상 뛰어넘는 실적을 보였고, 하나금융은 2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연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분기 순이익 1조원 시대에 돌입했다.

4대 금융회사 사옥 전경 ⓒ홍성완 기자

◆ KB금융 2분기 순이익 시장예상치보다 17% 높은 '어닝서프라이즈'

KB금융그룹은 지난 24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2조78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7.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감소는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 전입 영향으로 인한 것이다. 그러나 홍콩 H지수 회복에 따른 충당부채 적립금이 2분기 다시 환입됐고, 무엇보다 비은행의 이익구조가 대폭 개선됐다는 점에서 시장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호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KB금융그룹 측은 "2024년 2분기 당기순이익은 비은행의 이익기여도가 40% 가까이 육박하는 등 은행과 비은행이 고른 성장을 보이고, ELS 손실 보상비용 및 대손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1조7324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상반기 KB금융그룹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78%를 기록했다.

KB금융그룹 측은 "다변화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따른 핵심이익 성장이 지속되며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ROE는 12.26%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상반기 그룹 영업이익경비율(CIR)은 36.4%을 기록했다.

KB금융그룹 측은 "견조한 이익 성장흐름과 전사적인 비용 관리 노력으로 하향 안정화 추세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6월말 그룹 총자산은 742조2000억원, 관리자산(AUM) 포함 시 1258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또한 2024년 6월말 기준 자기자본비율(BIS)은 16.63%,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59%로 업계 최고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했다.

KB금융그룹의 이번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의 약 17% 높은 깜짝 실적이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2분기 KB금융 지배주주순이익은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17.5% 상회했다"면서 "다변화된 이익 구조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톱(TOP)라인 증가세 지속과 충당금 환입 440억원 기반 대손비용률 안정화, 은행 ELS 고객 보상 충당부채 환입 880억원 등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위원도 "KB금융의 2분기 연결순이익은 전망치 1조5400억원을 12.5% 상회했다"면서 "컨센서스 1조4900원과 비교하면 16.1%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상적으로 1조6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 실적"이라며 "2분기 특이요인은 충당금 환입 440억원, ELS 충당부채 환입 880억원, 부동산신탁 충당금 비용 800억원 등으로 순액으로는 전체 손익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규모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ELS 손익 영향이 컸던 은행의 실적개선이 컸고, 다른 주요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면서 "2024년 상반기 기준 비은행 이익비중이 48%로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KB금융은 상반기 실적발표에 앞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결의하며 올해 총 72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정했다.

2분기 주당배당금은 1분기 발표한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과 자사주 매입의 효과로 1분기 대비 상향된 791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 측은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지난 1분기 업계 최초의 '총액 기준 분기 균등배당' 발표에 이어 이번에도 진일보한 주주환원 행보를 보임으로써 이사회와 경영진의 주주환원 제고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며 "하반기 밸류업 공시 등 지속적인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 의지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 신한금융도 '어닝서프라이즈' 실적, 금융지주 총 환원율 50% 시대 열어

지난 26일 실적 발표에 나선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1조4255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9% 늘었다고 발표했다.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74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 측은 "미래 불확실성 제거를 위한 선제적인 손실 흡수에도 불구하고 그룹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이익체력을 확인했다"며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을 통해 견조한 이자이익 증가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신한금융의 은행 원화대출 성장률을 보면 기업대출이 9.9% 늘었고, 가계대출도 2.1% 증가했다. 또한 수수료이익과 유가증권 관련 이익 등 비이자이익이 늘었으며, 현지화를 통한 해외 법인의 실적 개선으로 글로벌 손익도 확대됐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영향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수준의 판관비 관리를 지속했으며, 부동산 PF 등 추가 충당금 인식에도 안정적인 대손비용을 유지했다. 

금융시장에서도 KB금융만큼은 아니지만 신한금융 역시 시장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라는 평가를 내렸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신한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컨센서스 11.9%를 상회하는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며 "비이자이익이 1조1000억원으로 1분기에 이어 1조원을 상회한데 기인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비이자이익은 카드, 증권, 생명의 수수료 이익 증가가 견인했다"면서 "특히 증권은 운용수익이 증가하며 1분기 대비 이익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전입했다"며 "자산신탁 책준형 1827억원, 부동산 PF사업성 평가 886억원(증권 265억원, 캐피탈 616억원) 등 총 2714억원이 적립됐다"고 밝혔다.

한편, 신한금융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2027년까지 환원율 50%, 주식수 5000만주 감축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2027년까지 대략 3조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이 진행되는 것"이라며 "환원율을 점진적으로 상향시킬 것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매입‧소각 규모는 최소 8000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유상증자 및 보험사 인수로 주식수가 5600만주 가량 증가한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은 주지했으나, 이에 대한 계획을 이렇게 빠르게, 파격적으로 제시할 줄을 몰랐다"며 "이제 바야흐로 금융지주 총 환원율 50% 시대가 열렸다. 신한금융의 전향적이고 훌륭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호평했다.

◆ 하나금융 2분기 연속 연결순이익 1조원 달성, 올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전망

지난 26일 오후 하나금융그룹은 올해 2분기 1조347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 2조687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하나금융 측은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478억원) 증가한 수치로,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와 ELS 손실보상 1147억원, 환율 상승에 따른 FX 환산손실 1287억원 등 대규모 일회성 비용에도 불구하고 ▲손님 기반 확대 ▲수익 포트폴리오 다각화 ▲선제적·체계적 리스크 관리 노력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나금융은 자사의 BIS비율, CET1를 각각 15.09%, 12.79%로 추정했다. 주요 경영지표인 ROE은 10.36%, 총자산이익률(ROA)은 0.69%다.

하나금융의 이번 실적에 대해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2분기 하나금융의 연결순이익은 전망치를 0.8% 하회했고, 시장 컨센서스를 4.4% 상회했다"면서 "분기 1조원 이상의 연결순이익은 이전에도 기록한 적이 있지만 2개 분기 연속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충당금 환입도 있었지만 외화환산손실이나 충당금 추가 등 대규모 비용요인 규모가 더 컸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분기 1조원의 연결순이익이 새로운 기준이 되어 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올해 연결순이익 전망치는 0.5% 하향조정했고, 내년 연결순이익은 0.2%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연결순이익은 2023년 대비 11.8% 증가해 사상 최대실적 달성이 어렵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또 "지난해 약 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증권이 상반기까지 13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실적개선에 기여하고 있으나 아직 정상화된 순이익은 아니라 할 수 있어 향후 추가 개선이 기대된다"며 "비은행 중 가장 안정적으로 실적개선을 보이고 있는 카드사는 이용금액 증가와 충당금비용 감소를 통해 순이익이 증가했으며, 지난해 5%대까지 하락했던 비은행 이익비중은 올해 20% 이상 회복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한 적극적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주당 600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 측은 "연초 발표한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상반기 내 조기 마무리함으로써 주주환원 의지를 실천하며 시장의 기대에 부응했다"며 "매입한 자사주는 8월 중 전량 소각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기업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는 등 그룹의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우리금융 시장예상치 12% 상회하는 실적, 지주 설립 이후 최초 CIR 40% 턱밑

지난 25일 우리금융은 올해 상반기 1조75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9314억원을 기록했다.

우리금융 측은 "부동산 PF 등 대손비용 추가 적립에도 불구하고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올초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임종룡 회장이 제시한 '2024년은 도약의 모멘텀을 확보하는 해'라는 목표를 수치로 입증한 셈"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우리금융의 실적에 대해 금융시장에서는 시장예상치를 12% 이상 뛰어넘은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우리금융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연결기준) 9314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13.0%, 49.0% 증가했다"며 "교보증권 예상을 12.8% 상회한 분기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익이 개선된 이유는 전분기 대비 비이자이익이 증가했고,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대손상각비 부담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2분기 우리금융지주의 순이자이익은 2조1969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시현했는데, 기업대출 중심의 견조한 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비이자이익은 5348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각각 52.5%, 92.1% 증가했는데, 은행(WM, IB) 및 비은행 자회사(카드, 리스)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2분기 그룹판관비는 1조693억원으로 전분기 및 전년동기대비 증가했지만, 그룹 CIR(영업이익경비율)은 39.9%로 전분기대비 0.7%포인트 개선되면서 지주 설립 이후 최초로 40%를 하회하는 성과를 시현했다"면서 "2분기 대손상각비용(신용손실에 대한 손상차손)은 409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1.6% 증가했으나, 전년동기에 비해서는 26.4% 감소했으며, 이에 대손비용률은 0.42%로 안정적인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기업가치 제고계획으로 중장기 밸류업 목표를 '보통주자본비율 기반 주주환원 역량 제고'로 설정하고 △지속가능 ROE 10% △보통주자본비율 13% △총주주환원율 50% 등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밸류업의 핵심인 총주주환원율은 보통주자본비율 12.5%~13.0% 구간에서는 40%까지, 13.0% 초과 시에는 50%까지 확대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특히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2025년까지 조기 달성해 주주환원의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우리금융 측은 "이번 밸류업 프로그램은 이사회의 심도 깊은 논의와 임종룡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며 "주주가치 극대화에 그룹 역량이 더욱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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