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뿌리산업이 말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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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후면 한국에서는 뿌리산업이 사라질 겁니다."
한국의 뿌리산업은 고사 직전이다.
혜안을 가진 업계 인사들이 뿌리산업 명맥을 이어갈 방법을 마련하자고 주장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
뿌리산업이 사라지면 한국이 자랑하는 제조업도 더 이상 힘을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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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후면 한국에서는 뿌리산업이 사라질 겁니다."
한국의 뿌리산업은 고사 직전이다. 주조, 금형, 열처리, 용접 등 기술을 가진 이른바 '장인(匠人)'들의 은퇴가 코앞이다. 그런데 이들의 뒤를 이을 한국인 기술자는 전무하다.
남아 있는 장인들 절대다수는 60대와 70대다. 이들을 도와 작업하는 근로자들은 모두 외국인이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기술이 손에 익을 때쯤 되면 고향으로 돌아간다. 게다가 가르칠 사람이 부족하니 외국인 근로자도 많이 뽑기 어렵다. 공장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 뿌리산업의 위기는 30여 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1990년대 들어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향해 가자 현장직을 택하는 젊은이 수가 급감했다. 이후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 이후 안정적인 대기업과 공기업, 공직으로 젊은이들이 몰렸다.
혜안을 가진 업계 인사들이 뿌리산업 명맥을 이어갈 방법을 마련하자고 주장했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였다. 한 주물 기업 대표는 "상황이 좋아질 거란 막연한 낙관에 취해 있는 사이에 골든 타임이 지나버렸다"고 씁쓸해했다.
뿌리산업 공장 대부분은 이미 해외로 자리를 옮겼다. 처음엔 중국을 선호했지만 지금은 동남아시아와 인도가 인기라고 한다. 일할 사람을 찾기 쉬워서다. 이 공장들을 계속 한국인이 소유할 것이란 보장은 없다. 뿌리산업이 사라지면 한국이 자랑하는 제조업도 더 이상 힘을 못 쓴다. 우리는 공급망 해외 의존이 얼마나 위험한지 지난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배웠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등 핵심 산업들의 공급망 붕괴는 한국 경제에 치명적인 피해를 줄 것이다.
이 같은 사태를 막으려면 당장 움직여야 한다. 베테랑 장인들의 은퇴를 늦추는 한편 파격적인 취업 지원을 통해 뜻있는 젊은이들이 장인들의 노하우를 배울 수 있게 도와야 한다. 뛰어난 기술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으며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대우해줘야 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대기업, 학교를 비롯해 국민 모두가 뿌리산업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김동은 벤처중기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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