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 견디면 폭염, 다시 열대야…대체 언제 끝나나

정봉비 기자 2024. 7. 2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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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밤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가 나타나고 곳곳에서 일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전국이 무더운 밤을 보낸 가운데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높은 밤 기온은 한낮 기온에도 영향을 미쳐 '계단식 기온 상승'을 일으켜 '폭염-열대야'의 악순환이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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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밤 기온, 한낮에도 영향
“‘계단식 기온 상승’ 한동안 지속”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수영장에서 시민들이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밤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가 나타나고 곳곳에서 일 최저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전국이 무더운 밤을 보낸 가운데 열대야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높은 밤 기온은 한낮 기온에도 영향을 미쳐 ‘계단식 기온 상승’을 일으켜 ‘폭염-열대야’의 악순환이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상청은 29일, 지난밤 속초 밤 최저기온이 30.6도를 기록하며 역대 가장 더운 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강릉의 밤 최저기온도 30.4도를 기록해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 1분∼다음날 오전 9시) 기온이 25도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초열대야는 기상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용어는 아니지만 통상 밤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일 때를 지칭한다. 이밖에 동해(29.8도), 영월(26.1도), 정선(26.4도), 봉화(24.6도) 등도 일 최저기온 역대 1위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이달 28일까지 열대야를 겪은 날은 전국 평균으로 7일이다. 이는 평년(1991~2020년 평균) 같은 기간 열대야 기록인 2.3일의 세 배가 넘으며, 폭염일 수 31일로 가장 더웠던 여름으로 꼽히는 2018년 같은 기간 열대야 일(6일)보다도 많은 기록이다.

이처럼 지속적이고 강력한 열대야에 대해 기상청은 제3호 태풍 ‘개미’가 사그라든 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쪽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계속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래 밤에는 낮에 받았던 열을 방출하는 ‘복사냉각’ 현상이 일어나는데 남쪽에서 들어오는 뜨거운 수증기들이 밤사이 방출되는 열을 상쇄해 결과적으로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특히 수증기를 머금은 서풍계열의 바람이 태백산맥을 건너며 온도가 더 올라가는 ‘푄 현상’으로 인해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습윤한 공기는 산 위를 올라갈 때 건조한 공기보다 온도가 덜 내려간다”며 “습윤한 공기가 산 정상에 도달하면 수증기가 응결돼 비가 내리게 되는데, 이때 습기를 모두 뱉어낸 습윤한 공기는 건조 공기로 탈바꿈해 하강할 때 (습윤 공기일 때보다) 더 많은 온도 상승이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높아진 밤 기온은 낮 기온에도 영향을 끼쳐 한낮엔 폭염, 밤엔 열대야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우 통보관은 “남쪽에서 뜨거운 수증기가 계속 공급되고 있는 이상 열대야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여름철 대체로 낮 온도는 밤 온도에서 7~10도 정도 더 늘어난 형태를 보이는데 밤 온도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낮 온도도 올라가는 ‘계단식 기온 상승’이 일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열대야 강도의 강화가 서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온도 상승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지구환경학과)는 “북태평양 고기압의 중심이 일본 서쪽에 있는데 현재 서태평양 쪽의 수온이 굉장히 높은 상태”라며 “높아진 수온으로 인해 더욱 고온다습해진 공기가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로 고속도로가 뚫린 듯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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