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4.0시대…자회사 노동자를 발판 삼는 도약인가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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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인천공항공사(사장 이학재)는 "디지털, 친환경, 인공지능(AI)허브 세 날개로 여는 인천공항 4.0 시대"를 선포하며 "세상을 바꾸는 공항으로 도약하겠다"고 알렸다.
노동자들이 바라보는 인천공항의 미래는 '도약'과는 거리가 멀다.
인천공항이 진정으로 일류 글로벌 공항이 되고자 한다면 인천공항공사는 노동자와 '동반성장'하자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노동자를 발판 삼아 도약하는 것이 아닌, 노동자와 함께 도약하는 인천공항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일류공항의 미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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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노조법 2·3조 개정이 절실한가 ①
정안석 | 인천공항지역지부 지부장
지난 1일 인천공항공사(사장 이학재)는 “디지털, 친환경, 인공지능(AI)허브 세 날개로 여는 인천공항 4.0 시대”를 선포하며 “세상을 바꾸는 공항으로 도약하겠다”고 알렸다. 인천공항 4단계 개항을 앞두고 큰 포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인천공항 현장 노동자의 입장에서 이는 ‘동상이몽’에 불과하다. 노동자들이 바라보는 인천공항의 미래는 ‘도약’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노동조합이 조사해보니, 지난해 기준 인천공항 3개 자회사 계약 인원은 모두 9733명이었음에도 실제 운영 인원은 9281명에 불과했다. 정원 대비 현원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로 인천공항이 운영된 것이다. 최저임금 수준의 저임금, 야간노동을 강제하는 3조 2교대 등 열악한 처우로 말미암아 퇴사자가 줄을 잇고, 이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노동 강도 강화로 이어져 노동조건이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산업재해 및 노동자 건강권 침해도 심각하다. 조사 결과, 지난 한 해 동안 일하다가 발생한 사고나 질환으로 치료를 받거나 고생했던 자회사 노동자가 상당했다. 목, 어깨, 팔다리, 허리, 무릎, 손목, 발목 등 근골격계 질환을 비롯해 불면증, 수면 장애, 불안, 고객 스트레스 등 현장 노동자들의 건강에 적색 신호가 켜진 지 오래다.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은 또 어떠한가. 현장 인원이 부족해 시설 예방점검 주기를 조정할 경우, 제대로 된 안전 점검이 이루어지기 어렵다. 4단계 개항으로 인천공항의 면적과 여객은 대폭 늘어나는데, 현장 인력 증원 계획이 전무한 것은 더욱 큰 문제다. 기존 인력 쪼개기, 노동자 쥐어짜기 꼼수 운영은 인천공항을 이용하는 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선택이다. 검증되지 않은 스마트 시스템 도입으로 여객 1억명 시대는 언감생심이다.
1만 자회사 노동자의 피땀을 밟고 도약하는 미래는 지속 가능한 미래가 될 수 없다. 인천공항의 보안경비·시설유지보수·운영서비스를 책임지는 현장 노동자들은 실현 가능한 미래를 위해 오늘(30일)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 시민들이 안전하게 찾을 수 있는 공항을 만들기 위한 행동이다. 인천공항이 진정으로 일류 글로벌 공항이 되고자 한다면 인천공항공사는 노동자와 ‘동반성장’하자는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우선 모·자회사 차별 없이 노동자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모회사 직원들에게는 4조 2교대를 이미 적용했지만, 자회사 직원들은 여전히 3조 2교대인 상태다. 교대제 개선 완료가 시급하다. 제2여객터미널 4단계 확장에 합당한 인력 충원도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가칭)‘인천공항 노사공동운영협의회’를 구성하자는 약속도 지켜야 한다. 인천공항이 시민의 공공기관으로, 글로벌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도 현장 노동자들과의 소통은 필수적이다. 모회사는 자회사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자회사는 모회사 핑계를 대는 것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는 노조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노동자를 발판 삼아 도약하는 것이 아닌, 노동자와 함께 도약하는 인천공항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일류공항의 미래이다. ‘동상이몽’이 아닌 ‘동반성장’을 위해, 인천공항 현장 노동자들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행동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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