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여고생 반효진, 한국 올림픽 100번째 金 쐈다
한국 사격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틀 연속 금빛 총성을 울렸다. 이번엔 여자 10m 공기소총에 나선 ‘여고생 소총수’ 반효진(17·대구체고). 반효진은 29일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결선 경기에서 슛오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중국 황위팅을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여자 10m 공기권총 오예진(19) 금메달에 이은 쾌거다.
대역전극이었다. 결선 경기는 각 선수가 10발씩 쏜 다음부터는 2발 쏠 때마다 점수가 가장 낮은 1명씩 탈락하는 방식이며, 1발당 만점은 10.9점이다. 반효진은 8발째에 5위까지 떨어졌었으나, 10발을 마쳤을 때는 2위였다. 12발째 때 선두를 달리던 황위팅과 0.9점 차까지 벌어지기도 했으나, 13발째에 10.9만점을 쏘며 격차를 0.5점으로 좁혔다. 16발째 때 또다시 만점을 쏘면서 기어코 선두로 올라섰다. 22발째에 반효진이 10.6을 쏜 반면, 황위팅이 9.6점으로 미끄러지며 사실상 승부를 끝내는 듯 했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반효진이 0.9점 앞선 채 돌입한 마지막 격발에서, 반효진은 9.6점으로 미끄러졌고 황위팅이 10.5점을 쏴 최종 251.8점으로 동률이 됐다. 딱 1발로 승부를 가르는 슛오프에 돌입, 반효진이 10.4점을 쏘며 10.3점을 쏜 황위팅을 0.1점 차로 제치고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대구체고 2학년인 반효진은 중학교 2학년이었던 2021년 7월, 사격 선수였던 친구 권유로 사격에 입문했다. 사격에 입문한 지 3년 만에 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더니,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까지 거머쥐었다. 1992 바르셀로나 여자 공기소총 금메달 여갑순과 2000 시드니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은메달 강초현에 이어 여자 사격 고교생 메달리스트 계보를 이었다.
반효진의 금메달은 펜싱 오상욱, 사격 오예진, 양궁 여자 단체전에 이어 이번 올림픽 한국의 네 번째 금메달이자,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획득한 100번째 금메달이다. 파리 올림픽 한국 선수단 최연소인 반효진이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사격은 ‘사격 황제’ 진종오 은퇴 이후 부침을 겪었다. 지난 도쿄 올림픽에선 금메달 없이 은메달 1개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에서 사흘 만에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획득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반효진·오예진(여자 10m 공기권총)이 금메달을 땄고, 김예지(여자 10m 공기권총)와 박하준-금지현(혼성 10m 공기소총)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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