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친구인가 적인가 … 세지포서 공존법 찾는다
'AI교과서' 러셀 UC버클리교수
9월 11일 심도 깊은 대담
기술남용·정책협의체 설립 등
다양한 공존·협력 방안 모색
인간과 인공지능(AI)의 공존은 가능할까. AI가 언젠가 인류의 조력자에서 지배자로 변심하지 않을까. 현재 인류의 초미의 관심사인 'AI와 공존' 문제가 제25회 세계지식포럼 현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세돌 9단을 완파하는 괴력을 과시하며 AI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 알파고 개발사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운영책임자(COO) 라일라 이브라힘과, AI와 인간의 공존 방안을 제시해온 세계적인 AI 석학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가 오는 9월 11일 오후 'AI는 인류의 적인가, 친구인가: AI: Enemy or Friend of Mankind?' 세션에서 AI와 인류의 공존 방안을 모색한다. AI 강국 캐나다의 AI 연구 산실 밀라(MILA)의 뱅자맹 프뤼돔 부소장이 좌장으로 나선다. 이들 모두 AI 윤리 및 정책 관련 업계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인사다.
이브라힘은 2018년부터 구글 딥마인드의 COO를 맡고 있다. 회사 운영 전반을 비롯해 지배구조, 윤리, 정책, 홍보, 인사까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아울러 구글이 지향하는 '모두에게 유익한 AI'란 모토 아래 AI의 사회적 이슈까지 총괄한다.
이브라힘 주도하에 구글 딥마인드는 '책임감 있는 AI 정책'을 개발하고 가다듬고 있다. AI 발전에 따른 기술 오남용을 막고, AI가 인간과 보다 안전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브라힘은 전 세계 AI 윤리 이니셔티브인 'AI for Good'에 구글을 대표해 참여하고 있다. 구글 관계자는 "구글은 어느 한 기업만으로 AI 기술 발전을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구글은 선도 AI 기업들과 정보 및 모범 사례를 나누며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브라힘은 이번 세션에서 AI 윤리·정책·거버넌스 관련 AI 선두 기업들 간 협의체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브라힘은 AI의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강조하고, AI가 변화시킬 우리 일상의 모습을 제시할 예정이다. 의료·교육·엔터테인먼트·행정 등 사회 각 영역에서 우리가 목도하게 될, AI에 의해 이뤄질 질적 수준 향상을 구체적인 예와 함께 제시한다. 구글의 생성형 AI인 제미나이의 개발 현황과 전략 등도 소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 딥마인드는 현재 46개 언어로 이용 가능한 생성형 AI 서비스 제미나이를 운영하고 있다.
이브라힘은 미국 퍼듀대에서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인텔에서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했다. 이후 인텔의 전설적 최고경영자 크레이그 배럿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연구개발을 넘어 거버넌스·정책·윤리 등 기업 경영의 전반적인 요소들을 포괄적으로 경험했다. 이후 경영·운영 총괄 사장(president)을 지냈다.
러셀 교수의 저서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방식(Artificial Intelligence: A Modern Approach)'은 135개국, 1500개가 넘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교재로 쓰여 'AI 교과서'로 불린다. 그는 또 다른 베스트셀러 저서 '어떻게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을 만들 것인가(Human Compatible)'에서 AI의 가능성과 위험 요소를 고루 진단하고 인간에게 이로운 개발 방향을 제시해 호평을 받았다. 그는 AI에 대한 무책임한 낙관과 과도한 디스토피아적 비관을 경계한다. 이 책은 아마존 AI·로보틱스 분야 1위를 기록했고, 파이낸셜타임스·포브스 등에서 기술 분야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
러셀 교수는 UC버클리를 중심으로 여러 대학과 기관이 협력하는 연구기관 '휴먼컴패티블 AI센터'를 설립하고 수장을 맡아 AI의 오남용을 방지하고 위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그는 지난해 3월 미국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LI)'가 제시한 "최첨단 AI 시스템의 개발을 일시 중단하자"는 공개 서명에 동참하기도 했다. 그는 초지능 인공지능이 이번 세기 후반쯤 가능할 것이라는 다소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초지능이 현실화하기 전 이를 확실히 제어·통제하기 위한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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