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명가' 타이틀 노리는 韓 게임사…하반기 경쟁 예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고품질 그래픽으로 승부
"서브컬처 게임 핵심은 스토리, IP확장도 용이"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서브컬처 명가’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올 하반기 펼쳐질 전망이다.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일제히 서브컬처 장르 신작 게임들을 내놓을 예정이어서다. 몰입감을 높이는 탄탄한 스토리를 내세워 새로운 ‘팬덤’ 문화를 만들어내겠다는 포부다.
서브컬처 첫 도전 나서는 韓 게임사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그라비티, 위메이드커넥트, 웹젠(069080), NHN(181710)은 하반기 중 서브컬처 신작 게임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수만 즐기는 문화로 인식됐던 서브컬처 장르가 다양한 흥행 사례를 내놓으며 주류로 떠오르자 도전에 나선 것이다.
라그나로크로 유명한 그라비티에서 내놓을 게임은 모바일 서브컬처 역할수행게임(RPG) ‘뮈렌: 천년의 여정’이다. 뮈렌은 ‘마녀’와 ‘성흔’을 중심으로 한 특색 있는 스토리와 고품질의 3D 그래픽으로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다. 최근 진행된 국내 비공개 테스트(CBT)에서도 이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현재 그라비티는 뮈렌의 국내 사전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정식 출시일은 정해지지 않았다.
위메이드커넥트 또한 첫 서브컬처 수집형 모바일 게임인 ‘로스트소드’를 4분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로스트소드는 방치형 RPG ‘소드마스터 스토리’로 유명세를 떨친 코드캣에서 개발 중인 게임이다. 횡스크롤 액션과 함께 ‘미소녀’ 등을 내세우지 않고 오로지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집중한 점이 특징이다. 지난 26일까지 진행된 CBT에 대한 이용자 반응 또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IP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는 웹젠은 자체 개발한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를 준비 중이다. 테르비스는 대지를 뜻하는 라틴어 ‘테라’와 순환을 뜻하는 ‘오르비스’의 합성어다. 게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테르비스는 다른 차원의 이세계이자 여신의 이름으로 붕괴를 막기 위해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의 여정이 핵심 스토리다. 웹젠 관계자는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테스트 또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HN 또한 수집형 RPG ‘스텔라 판타지’로 서브컬처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텔라 판타지는 지난 2023년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웹3 ‘플레이-투-언(P2E)’ 게임으로 출시된 바 있다. 캐릭터와 장비, 룬을 대체불가능한토큰(NFT)로 제작하는 시스템을 탑재했었다. 이번에 나올 ‘NHN표’ 스텔라 판타지는 블록체인 요소를 덜어낸 게임으로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고품질 애니메이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스텔라 판타지는 연내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다.
서브컬처 핵심은 ‘스토리’, 팬덤 형성으로 IP 확장
과거 서브컬처의 주요 소비층은 일명 ‘오타쿠’였다. 일본에서 나온 오타쿠라는 말은 특정 대상에 깊게 몰두하고, 특정 관심사를 중심으로 활동을 즐기는 집단을 지칭하는 말로 쓰여왔다. 그러나 그간 사회에서 오타쿠에 대한 이미지가 사회성이 결여된 부정적 이미지로 인식되면서 서브컬처 또한 비주류 문화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서브컬처는 더이상 비주류가 아닌 주류 문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중화됐다. 특히 지식재산권(IP) 확보가 중시되는 콘텐츠 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20년 중국 게임사 미호요에서 출시한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원신’은 물론, 국내에서도 시프트업 ‘승리의 여신: 니케’, 넥슨게임즈 ‘블루 아카이브’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산업연구원(KIET)은 “콘텐츠 산업의 성장과 확대를 위해서는 IP 발굴과 확대가 필요하다”며 “국내 콘텐츠 산업도 다양성 확보와 IP를 활용한 시장 확대 차원에서 서브컬처를 바라보고 육성할 수 있도록 인식 개선과 산업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국내 게임업계 관계자 또한 “서브컬처 게임은 기본적으로 스토리에 기반해 이용자가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를 통해 ‘팬덤’이 형성되는 순간부터 굿즈, 애니메이션, 웹툰 등 IP 확장이나 2차 창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가은 (7rsilv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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