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내려" 압박에도 눈치 볼 수밖에

이상현 2024. 7. 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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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정부와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식품업계의 눈치싸움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식품 기업들은 당장이라도 원가 부담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요청에 따라 쉽사리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제품 가격 인상을 지양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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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 물류·인건비 부담가중
매일유업, 내달부터 10% 인상
올해 하반기에도 제품 가격 인상 여부를 둘러싸고 정부와 식품업계의 줄다리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은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물가 상승을 막기 위한 정부와 원가 인상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기 위한 식품업계의 눈치싸움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식품 기업들은 당장이라도 원가 부담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물가 안정 요청에 따라 쉽사리 제품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오는 8월부터 발효유, 이유식, 대체유, 줏, 가공유, 커피 등 제품 가격을 최대 10% 가량 인상한다.

회사측은 원부재료 가격 상승을 비롯해 물류비, 인건비 등 전반적인 원부자재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유업계는 하반기 원재료 인상이 예정되어 있는 상태다.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동진흥회 소위원회는 오는 30일 회의를 앞두고 있는데, 낙농가는 원유가 인상 최대폭인 ℓ당 26원을 주장하고 있다. 유업계는 가격 동결을 주장하고 있지만 양 측의 협상은 10차례 이상 진행됐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낙농가의 주장대로 ℓ당 26원이 인상되면 유업계의 원가 부담은 가중될 수 밖에 없다. 현재 ℓ당 원유 가격은 1084원으로, 최대 가격 인상분이 반영되면 1110원이 된다.

지난해 원유 가격이 ℓ당 88원 올랐을 때 국내 유업계는 흰우유 가격을 약 9~11% 가량 인상한 바 있다. 산술적으로 올해 가격 인상이 최대폭으로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3~4% 가량 흰우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원유 가격이 인상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인상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원두 가격이 급등하면서 커피업계 역시 제품 가격 인상 여부를 고심중이다. 한 커피업계 관계자는 "원두 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물류비도 만만치않게 오르고 있다"며 "재고 비축분이 소진되는 시점과 맞물려 가격 인상을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작 정부의 눈치를 보고 있어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정부에서 국내 식품기업들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제품 가격 인상을 지양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농림부에서 식음료 기업들을 대상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끊임없이 요청하고 있다"며 "최근 물가 문제가 대두되면서 정부의 압박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때문에 국내 식품업계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가 인상 시기를 조정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제품 17종에 대한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던 롯데웰푸드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한 것에 따라 인상 시기를 6월로 늦췄고,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도 5월부터 제품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요청과 소비자단체의 반발에 두 차례 가격 인상 시기를 연기했다.

이상현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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