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노하우도 배우고, ‘창업 떡잎’도 미리 확보하고…초빙기업가 제도 도입하는 VC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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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빙기업가(EIR) 제도를 활용하는 벤처캐피털(VC)이 늘어나는 추세다.
EIR은 VC에 소속돼 포트폴리오 업체들에 도움을 주는 창업가 출신 인사를 뜻한다.
EIR은 창업 경험이 있거나 특정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 지식이 풍부한 인사가 VC에 소속돼 근무하는 것을 뜻한다.
EIR은 VC와 창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때 실현 가능한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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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빙기업가(EIR) 제도를 활용하는 벤처캐피털(VC)이 늘어나는 추세다. EIR은 VC에 소속돼 포트폴리오 업체들에 도움을 주는 창업가 출신 인사를 뜻한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동성 축소로 인해 펀드 조성이 어려워지자 신규 투자 등 외연 확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려는 VC들의 기조와 맞아 떨어지는 전략이다.
뿐만 아니라 VC 입장에선 연쇄 창업 가능성이 큰 인재들을 미리 ‘내부자’로 영입함으로써 향후 그들이 재창업할 시 먼저 낮은 기업가치에 투자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어, 일석이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29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EIR 제도를 실험하며 정규 도입을 고심하는 VC가 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기관들이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 속도를 내면서 펀드 레이징 난도가 올라갔다”며 “운용자산(AUM) 확대는 어차피 어려우니, 그 대신 이미 투자해놓은 포트폴리오들을 잘 관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IR은 창업 경험이 있거나 특정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 지식이 풍부한 인사가 VC에 소속돼 근무하는 것을 뜻한다. 메타(옛 페이스북)의 초기 투자사인 엑셀파트너스(Accel Partners), 서터 힐 벤처(Sutter Hill Ventures) 등 미국 VC들이 활용한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일찌감치 본엔젤스가 시작했다. 2012년 ‘예비창업자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EIR을 정식 도입했다.
EIR은 VC와 창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때 실현 가능한 제도다. VC는 창업가의 노하우를 배워 포트폴리오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성공적인 창업 경험을 가진 인력을 미리 선점할 수 있다.
한 VC 관계자는 “과거에 창업해 성공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재창업을 하면 투자 경쟁이 치열한 경우가 많다”며 “그런 인사들을 내부자로 영입해 미리 연을 맺어놓으면, 그들의 새 회사에 좋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가격 수준)으로 앞단에 투자할 기회도 얻기 쉽다”고 말했다. 반대로 창업이나 회사 경영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향후 재창업할 때 투자해줄 VC를 미리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EIR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박재민 전 토스증권 최고경영자(CEO)가 있다. 박 전 대표는 알토스벤처스에 영입돼 포트폴리오사들에 도움을 주다 새 회사를 창업하기 위해 퇴사했다. 베이스인베스트먼트는 김정훈 전 지그재그 CMO(최고마케팅책임자), 김유리 전 티맵모빌리티 CPO(최고제품책임자), 원지현 전 왓챠 공동창업자 겸 COO(최고운영책임자)를 EIR로 영입했다.
그 중 원지현 전 COO는 올해 초 인플루언서와 브랜드를 연결하는 플랫폼 두어스를 창업했는데, 베이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고 지난 6월 프리(pre) 시리즈A 투자까지 유치했다.
카카오벤처스는 지난해 처음 도입한 EIR 제도를 최근 정규화해 ‘VAP(Venture at Port)’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김태호 전 레코미오 대표를 영입한 데 이어 정욱 넵튠 의장, 심규섭 올스테이 CMO, 이지혜 숨고 CMO, 김효택 자라나는씨앗 대표, 곽근봉 원지랩스 대표, 임형철 블로코어 대표 등을 밸류업 파트너로 영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EIR이 상호 간의 이득을 전제로 이뤄지는 제도라며 실험으로 끝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은 벤처 투자 시장이 불황을 겪고 있지만, 다시 호황기가 돌아오면 설립 초기부터 투자를 받고 시작하는 스타트업이 늘어나 창업자들 입장에서 굳이 EIR에 참여할 유인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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