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30억 어치 ‘따릉이’ 폐기된다
지난 25일 서울 서초구 강남공공자전거관리소. 30도를 웃도는 폭염에도 서울시설공단 따릉이 자전거 배송반 직원이 10여대의 자전거를 옮기고 있었다. 직원 한명이 하루에 옮기는 자전거는 약 60대. 서울 전역을 돌며 방치된 따릉이를 반환소로 옮기거나 고장난 자전거를 회수하는 것이다.
따릉이는 지정된 곳에만 반납이 가능하지만 방치되듯 반납되는 경우도 많다. 한강공원 근처 지하철역 출구나 하천 등의 진입로·산책로는 방치된 따릉이가 주로 목격되는 장소다. 이용이 많은 한강근처 등은 반납할 곳이 부족한데다, 반환소가 멀어 귀찮다며 정해진 곳에 반납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방치는 폐기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전체 따릉이의 10%에 달하는 4500대가 폐기됐다. 올해만 해도 현재까지 1400대 이상이 이미 폐기된 것으로 확인된다. 오래돼 고장 난 경우도 있지만 제대로 반납되지 않아 방치된 탓도 있다는 게 서울시설공단 측 설명이다. 따릉이에 달린 단말기엔 위치추적 기능이 탑재돼 있지만, 오랫동안 방치된 따릉이는 배터리가 방전돼 행방불명이 된다는 것이다. 따릉이 한 대의 가격은 자전거 본체와 단말기를 포함해 63만원가량이다. 1년에 30억원어치의 따릉이가 버려지고 있다는 얘기다.
따릉이 노후화와 방치에 따른 고장이 늘어나면 이용객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따릉이 대여 건수는 작년 상반기 2165만7097건에서 올 상반기 2141만3204건으로 약 1.1%(24만3893건) 감소했다. 신규 유입도 마찬가지로 줄었다. 따릉이 앱 신규 가입 건수는 작년 상반기 31만5724건에서 올 상반기 31만62건으로 약 1.8%(5662건) 감소했다. 따릉이의 주 이용 연령층인 20대의 앱 신규가입 건수는 12만85건에서 9만9728건으로 약 16.9%(2만357건)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고장률이 높은 게 20대의 등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자전거 온라인 커뮤니티엔 ‘따릉이 고르는 법’ ‘따릉이 뽑기 실패’ 등의 게시글을 흔히 볼 수 있다. 고장이 워낙 잦아 어떤 자전거를 타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고유 번호, 안장 주변부 생김새 등을 따져 잘 나가는 따릉이를 구별해야 한다는 식이다. 김영성 서울시 보행자전거과 주무관은 “따릉이의 지속적 점검을 통해 안전한 이용이 되게끔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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