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해선이 살인범, 이런 정체의 반전이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유('낮밤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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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옥희(배해선)가 바로 연쇄살인범이었다? 아니 그 나옥희의 진짜 정체는 공은심이었다? 그런데 그 공은심도 본명은 공기철로 이름을 바꾼 거였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 가 숨겨진 정체가 드러나는 그 반전에 얼마나 몰두하고 있는가는 바로 이 나옥희라는 인물에게 겹겹이 싸여있는 실제 이름들에서 느껴진다. 낮과>
물론 나옥희의 정체가 연쇄살인범이었다는 설정을 넣은 건, <낮과 밤이 다른 그녀> 의 그녀가 이미진만이 아니라, 나옥희였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긴 하다. 낮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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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덕현] 나옥희(배해선)가 바로 연쇄살인범이었다? 아니 그 나옥희의 진짜 정체는 공은심이었다? 그런데 그 공은심도 본명은 공기철로 이름을 바꾼 거였다? JTBC 토일드라마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숨겨진 정체가 드러나는 그 반전에 얼마나 몰두하고 있는가는 바로 이 나옥희라는 인물에게 겹겹이 싸여있는 실제 이름들에서 느껴진다. 꼭꼭 싸매놓고 정체를 숨겼다가 드러내면서 주는 반전효과. 스릴러에서 자주 쓰는 방식이다.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이제 마지막 엔딩을 향해 달려가며 숨겨뒀던 정체들을 드러내는 것으로 반전을 노리는 중이다. 나옥희의 정체가 먼저 밝혀졌고, 이제 곧 이미진(정은지)과 임순(이정은)의 정체가 낮과 밤에 따라 달라지는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이 밝혀질 참이다. 이미진과 연인관계였던 계지웅(최진혁)과 부모인 임청(정영주), 이학찬(정석용)이 받을 충격이 극적 상황을 만들 참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나옥희의 진짜 정체가 밝혀진 상황에서도 그 반전이 그다지 놀랍게 다가오지 않는 건 왜일까. 그건 <낮과 밤이 다른 그녀>가 이미 정체의 비밀을 꺼내놓음으로서 반전효과를 노리는 이런 방식을 여러 차례 써먹었기 때문이다. 여기 등장하는 시니어 인턴들은 대부분 정체의 반전들을 활용했다. 서말태(최무인)가 과거 계지웅의 엄마가 실종됐던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였다는 사실이 그렇고, 백철규(정재성) 원장이 과거 연쇄살인범에게 사망한 피해자의 남편으로 시니어 인턴에 의도적으로 들어왔다는 사실도 그렇다.
이러니 나옥희가 바로 연쇄살인범이었다는 반전도 그 효과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너무 많은 정체의 비밀들이 작가의 의도성을 너무 드러내고 있어서다. 시청자들은 그럴 줄 알았다고 이제는 생각하게 된다. 정체를 숨길 인물도 이제 남은 게 나옥희 정도였으니 범인이 누군가를 추리하는 것도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나옥희의 정체가 연쇄살인범이었다는 설정을 넣은 건, <낮과 밤이 다른 그녀>의 그녀가 이미진만이 아니라, 나옥희였다는 사실을 암시한 것이긴 하다. 이미진의 경우가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맞는 웃음과 설렘을 주는 변신이었다면, 나옥희의 사례는 스릴러에 맞는 충격적인 반전의 변신을 노린 것이다.
스릴러에서 흔한 것이긴 하지만 정체의 비밀이 드러나는 반전 효과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런 반전을 쓰려면 훨씬 더 정교해야 하고 디테일이 필요하다. 결국 정체가 드러난 나옥희가 이미진의 아버지 이학찬을 납치하고 이미진을 불러들이는 그 일련의 방식들을 보면 이 피도 눈물도 없어 보이는 잔인한 캐릭터가 왜 이런 방식을 쓸까 고개가 갸웃해진다. 그만한 개연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낮과 밤이 다른 그녀>는 메인 장르가 로맨틱 코미디다. 그래서 매회 범죄스릴러적인 요소들이 등장하곤 했지만 그건 일부이고 대부분은 이미진과 계지웅의 로맨스와 주병덕(윤병희), 도가영(김아영) 같은 인물들이 펼쳐내는 시트콤 같은 코미디들로 채워졌다. 즉 범죄스럴러적인 요소는 로맨틱 코미디의 자칫 흐려질 수 있는 긴장감을 다잡는 정도로 활용된 면이 있다.
하지만 이제 엔딩으로 달려가면서 이 무거운 범죄스릴러를 풀어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로맨틱 코미디적인 색깔이 상당 부분 흐려지고 대신 본격 범죄스릴러 같은 느낌을 주는 이유다. 그런데 이 부분에 이르러 오히려 긴장감이 빠지는 건 이 장르적 색깔들을 너무 부수적으로만 활용하면서 개연성과 디테일의 부족함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엔딩은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하지만, 그 과정을 충분히 납득시키는 것도 필요하지 않았을까. 기대와 결과가 다른 작품이 되게 만든 약한 디테일이 못내 아쉽게 느껴진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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